잉글랜드 축구협회, 손흥민에 인종차별 농담한 벤탕쿠르에 징계 가능성

이은경 2024. 6. 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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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서 함께 훈련 중인 손흥민과 벤탕쿠르.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한 토트넘 홋스퍼 동료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벤탕쿠르는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FA는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스퍼스 익스프레스' 역시 "FA가 벤탕쿠르에게 징계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벤탕쿠르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벤탕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으로 한국팬의 공분을 샀다. 그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가 토트넘 유니폼을 받으면서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했다.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유럽 등에서 아시아인에 대해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건 동양인 비하 발언으로 받아들인다.

벤탕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주 나쁜 농담이었다"며 손흥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서비스를 사용한 것이라 한국팬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흥민은 20일 SNS에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았다면서 "우린 여전히 형제"라며 실수를 용서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입장 발표 직후 토트넘 구단 역시 선수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축구장 내의 인종차별에 대해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이 인종차별 관련 말을 하는 것도 엄정하게 대응해왔다. 벤탕쿠르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징계를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19년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는 SNS에서 팀 동료 멘디의 피부색을 짙은 갈색인 스페인 과자 브랜드 캐릭터에 비유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88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2021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에딘손 카바니가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흑인을 비하하는 '네그리토'(Negrito)라는 단어를 썼다가 3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1억70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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