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블록 쌓으며 동심 자극…아이들 취향 저격 '호캉스'
레고로 가득한 객실·콘테스트 참여도
어드벤처 놀이터와 워터플레이 만족
지난 13일 강원 춘천대교를 건너 중도로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색깔의 각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춘천시 중도동 8만㎡(약 8만4900평) 부지에 들어선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다. 세계 10번째 레고랜드다. 2011년 9월 투자합의각서가 체결된 이후 10여년 만에 완공됐다. 우리나라에 들어선 첫 번째 글로벌 테마파크다.
로비부터 객실까지 레고 세상
레고랜드는 놀이동산인 '파크'와 '호텔'로 나뉜다. 호텔은 로비부터 체크인을 도와주는 레고 마스코트, 레고를 잔뜩 쌓아둔 브릭 피트, ‘레고 드래곤’과 4000여개 피겨로 이뤄진 ‘미니피겨월’ 등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텔 객실로 이동하는 길에도 아이들을 위한 요소가 빠지지 않는다. ‘디스코 엘리베이터’에는 화려한 레고 배경과 알록달록 조명이 가득찼다. 배경음악으로 울리는 미국의 디스코 그룹 빌리지 피플의 ‘Y.M.C.A’는 부모 세대에게도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로비 한 쪽에는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레고 브릭 콘테스트에 참여해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면 이 공간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브릭 콘테스트는 숙박객에 한해 참여할 수 있으며 가장 잘 만든 레고 작품의 경우는 레고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가기도 한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레고 조립 실력을 확인해보는 재미가 있어 투숙객 대부분이 참여하는 이벤트"라고 했다. 기자도 참여했으나, 안타깝게도 수상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다.
레고랜드 호텔은 지상 4층 규모로 총 154개 객실을 갖췄다. 객실은 ▲프렌즈 ▲닌자고 ▲파이러츠 ▲킹덤 등 인기 레고 시리즈 4개 테마로 꾸며졌다. 크기·위치에 따라 프리미엄·스위트·디럭스 스위트 등으로 나뉜다. 기자가 묵은 객실은 파이러츠 테마의 스위트 룸이었다. 파이러츠란 테마명처럼 객실은 해적 콘셉트로 꾸며졌다. 객실 벽은 해적선을 연상케 하는 나무로 도배됐고, 침대는 해적의 상징인 빨간색과 하얀색의 줄무늬 이불이 눈에 들어온다. 소파 테이블은 해적선 아이템 드럼통으로 꾸며졌다.
객실에 꾸며진 콘텐츠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TV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레고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별도 영문 채널이 존재했다. 애니메이션은 레고 시티, 닌자고 등 여러 작품이 쉼 없이 상영돼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객실 내 보물 찾기(Treasure Hunt) 이벤트도 빠질 수 없는 즐길 거리 요소였다. 보물찾기 이벤트는 객실에 숨겨진 여러 단서를 찾아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정답으로 객실에 비치된 보물 상자의 비밀번호를 풀면 상자 안에 준비된 레고 선물을 획득할 수 있다. 전 객실에서 참여 가능하며, 전 세계 레고랜드 호텔에서 사랑받아온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객실 보물상자에는 닌자고를 포함해 시중에 판매되는 레고 제품 2개가 들어있었다.
레고 조립 수업부터 키즈 풀파티까지 놀거리 '풍성'
체크인을 마친 투숙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호텔 2층에 자리한 어드벤처 플레이놀이터다. 어드벤처 플레이 놀이터는 해적선 테마의 키즈 놀이터로, 브릭으로 채워진 풀장 위를 항해하는 해적선 콘셉트로 꾸며졌다. 레고랜드 호텔 식당에 해당하는 브릭 패밀리 레스토랑 바로 옆에 자리해 식사 전후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이기도 하다.
어드벤처 플레이 놀이터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등 키즈 교육 프로그램 대기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은 전문레고 빌더와 함께 하는 체험 수업을 통해 레고 브릭을 활용한 조립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다. 수업은 약 30~50분간 진행되며 체크인 당일 현장 예약제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레고 농구 경기’ ‘셔틀버스’ ‘하키경기’ ‘토틀러(Toddler)’ 등으로 이뤄졌다. 다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토틀러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은 부모가 함께할 수 없으며, 자녀가 홀로 들어가 체험하는 식이다. 셔틀버스와 토틀러 2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녀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외에도 키즈 그라운드가 존재한다. 선캐처 만들기, 애코백 색칠하기 등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하루 6회 모두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연령대별로 나누어져 있다. 수업은 대략 30~40분간 진행되며 마찬가지로 체크인 당일 현장 예약제로 운영된다.
이날 춘천의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무더운 날씨 영향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레고랜드 공간은 ‘워터 플레이’였다. 워터 플레이는 수심 0.6m의 유아용 실내 수영장으로, 사계절 내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이용 시간은 2시간으로 제약된다. 워터플레이에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키즈 풀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이날 어드벤처 플레이 놀이터에서는 ‘캐릭터와 함께하는 뮤지컬’이 열리고 있었다. 뮤지컬은 레고 캐릭터가 매달 새로운 주제로 진행된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흥겨운 음악과 신나는 댄스로 어린이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물가 비싸요…패키지 상품 구입 추천
2층에 자리한 레고랜드 호텔 뷔페 ‘브릭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조식과 석식이 제공된다. 가격은 레고랜드 호텔이 3성급 호텔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않았다. 성인 한 명이 석식을 즐기기 위해선 약 4만원 생각해야 한다. 석식이나 조식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레고랜드 호텔에는 놀이동산 ‘파크’로 통하는 별도 통로가 존재한다. 기자와 같은 날 방문한 투숙객들은 대부분 이튿날 오전 레고랜드 파크에 입장했다. 다만 레고랜드 파크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별도 티켓을 구매하거나, 파크 티켓이 포함된 호텔 투숙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야 한다.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 6만5000원, 어린이 기준 5만5000원으로 가성비는 떨어졌다. 무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대비 규모가 작은 탓에 아쉬움이 남았다.
레고랜드가 자리 잡은 중도는 레고랜드 관련 시설을 제외하면 사실상 허허벌판이다. 레고랜드 공사 과정에서 청동기 시대 유물이 출토됐는데, 이로 인해 주변 개발이 지연된 것이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주변이 개발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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