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김누리 교수의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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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경쟁교육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경쟁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를 작동시키는 원리를 넘어 한국인의 의식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누리 교수는 이제 우리도 교육혁명을 시작할 때라고 주장한다.
먼저 지난 100년간 한국 교육을 지배해 온 '능력주의(meritocracy)' 교육에서 '존엄주의(dignocracy)' 교육으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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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경쟁교육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경쟁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를 작동시키는 원리를 넘어 한국인의 의식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의 결과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정당화되고, 경쟁의 과정은 공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합리화된다. '경쟁' '능력주의' '공정' 이데올로기는 '야만의 트라이앵글'을 구성해 한국 사회에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수많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오래전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경쟁은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교육에 반하는 원리'라고 비판했고, 이런 사상은 1970년대 독일 교육개혁의 모토가 됐다. 김누리 교수는 이제 우리도 교육혁명을 시작할 때라고 주장한다. 글자 수 1023자.
먼저 지난 100년간 한국 교육을 지배해 온 '능력주의(meritocracy)' 교육에서 '존엄주의(dignocracy)' 교육으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교육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존엄성을 자각하고, 타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존엄 감수성'이라고 부릅니다. 아이들의 존엄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 단순히 기능적 능력을 기르는 교육보다 중시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선진국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답게 '성장을 위한 교육'에서 '성숙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해방 이후 가난한 신생 독립국이었던 한국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선진국을 추격해 왔습니다. 이런 추격사회 모델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모델은 우리가 선진국다운 선진국이 되는 데 장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모방, 규율, 성실, 노력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장을 위한 교육'은 이제 창의, 자율, 자유, 여유 등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성숙한 사람을 기르는 교육'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셋째,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제 '경쟁 교육'을 '연대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내가 건강하기 위해서라도 모두 건강해야 한다는 것,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제 '모두가 다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팬데믹의 교훈을 우리 교육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중략)
넷째,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지식 교육'을 '사유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고 암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란 기계가 인간의 기능을 대체하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나 챗GPT가 인간의 지식을 대체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이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이후의 교육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사유능력, 공감능력, 상상능력, 비판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누리,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해냄출판사, 1만8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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