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어려진 소비자…젊은층 사로잡은 롤스로이스 [더 하이엔드]

서혜빈 2024. 6.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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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0일(현지시간) 스페인 이비사(Ibiza) 섬에서 롤스로이스 컬리넌 시리즈2 시승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샤르트뢰즈 색상의 컬리넌2. [사진 롤스로이스]

43세.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를 타는 전 세계 소비자 평균 연령이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56세였다. 브랜드를 젊게 만드는 데 기여한 건 컬리넌(Cullinan). 컬리넌은 120년 역사를 가진 롤스로이스가 만든 첫 SUV 차량으로, 2018년 출시됐다.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빨리, 그리고 많이 팔린 모델이다.

롤스로이스의 새 역사를 쓰는 컬리넌이 ‘컬리넌 2’와 ‘블랙 배지 컬리넌2’로 6년 만에 새로운 버전으로 돌아왔다. “젊어진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컬리넌이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은 비결을 찾기 위해 지난 9~10일(현지시간) 스페인 이비사(Ibiza) 섬에서 열린 컬리넌 시리즈2 시승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이들이 참석했다. 중앙일보는 국내 일간지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 참고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중국 제외)에서 롤스로이스 전 모델 중 컬리넌 판매량이 40%를 차지한다. 한국에선 지난해 5월까지 511대가 팔렸다.


대도시의 밤 연상되는 컬리넌


길이∙너비∙높이 5.4m✕2.2m✕1.8m. 컬리넌2를 보는 순간 거대한 크기에 시선이 압도됐다. 차체 자체가 큰 탓도 있지만, ‘ㄱ’자 형태로 길게 내려오는 주간주행등이 차고의 높은 느낌을 극대화했다. 컬리넌 1세대보다 더 커진 23인치 크기 바퀴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2의 'ㄱ'자 형태 주간주행등. [사진 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그릴 역시 눈에 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그릴에 컬리넌 최초로 조명 기능을 추가했다. 빛나는 주행등과 그릴 덕분에 컬리넌2는 밤에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전 세계 대도시를 비추는 고층 빌딩과 마천루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보다 젊어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낸 디자인이기도 하다.

운전자에 전하는 ‘롤스로이스적 느낌’


롤스로이스 두 창립자 이름을 겹쳐 만든 시트 패턴. [사진 롤스로이스]
세련된 외부 디자인은 내부로도 연결된다. 시승을 위해 차에 올라타는 중 독특한 무늬의 시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찰스 롤스와 헨리 로이스, 두 창립자 이름 ‘R’을 겹쳐 만든 패턴이다. 대나무로 만든 원단에 220만 번의 바느질로 만든 디자인이다. 무려 18km 길이의 실을 사용했다. 내부 디자인을 맡은 크리스틴 프랭크는 “운전자가 시트에 앉을 때부터 롤스로이스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예술성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컬리넌이 유독 운전자의 느낌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비자 패턴 변화다. 컬리넌 출시 당시 기사를 두지 않고 직접 운전하는 비율이 70% 미만이었는데, 현재 90%를 넘어섰다. 이 역시 젊은 소비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컬리넌2 내부에 롤스로이스의 상징 '환희의 여신상'이 들어간 시계 캐비넷이 있다. [사진 롤스로이스]

문을 닫으니 바깥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을 누릴 수 있었다. 머리 위 천장으로 눈을 돌리면 천체 관측소가 보인다. 롤스로이스의 또 다른 상징인 천장에 새겨진 별이다. 내가 원하는 별자리를 새기거나 별똥별이 떨어지는 움직임도 표현할 수 있다.


구불구불한 도로서도 ‘매직 카펫 라이드’


시승은 2시간가량 이비사 섬 일대를 운전하는 방식이었다. 이비사 북쪽 해안 도로에서 시작해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렸다. 3t에 가까운 무게에도 코너를 돌 때 흔들림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했다. 마치 배를 타고 물 위를 떠가는 느낌이었다. 롤스로이스가 이야기하는 ‘매직 카펫 라이드’ 승차감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스페인 이비사 섬 일대를 달리는 컬리넌2. [사진 롤스로이스]
컬리넌2는 터보 2개가 장착된 6.75리터 V12엔진으로 최대 600마력에 최대 토크 900뉴턴미터(Nm) 성능을 내는데, 컬리넌 1세대와 기능 면에선 거의 차이가 없다. “이번엔 한층 진화한 디자인으로 롤스로이스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올해 말부터 고객 인도 예정이며, 출고 시작 가격은 컬리넌2는 5억7700만원, 블랙 배지 컬리넌2는 6억7000만원부터다.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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