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지지 의원도…" '나' 쫓아내려던 '연판장' 22명 표심은
지난해 국민의힘 3ㆍ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의원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던 초선 의원 중 22대 국회에 생환한 이들이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당시 이들은 용산과 소통하면서 김기현 의원을 대표로 옹립하기 위해 나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에 서명해 범친윤계로 분류됐다. 당에선 “헤쳐 모이는 이들의 모습이 응집력이 약해진 친윤계의 현주소”란 평가가 나온다.
연판장에 서명했던 초선 50명 중 22대 국회에 생환한 의원은 22명이다. 20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5명 이상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돕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한 전 위원장 비서실장이던 김형동 의원과 비대위원이던 김예지 의원, 박정하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초선 사무총장으로 총선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이다. 연판장 사태 당시 전당대회 선관위원이던 그는 중립성 시비가 일자 직을 던졌다. 당시 초선 선관위원은 장 대변인을 비롯해 엄태영ㆍ최형두ㆍ배준영 의원 등 네명이었다. 장 대변인과 엄 의원은 연판장에 서명한 뒤 선관위원을 관둔 반면, 배 의원과 최 의원은 연판장 서명을 거부해 대비됐다.
당에선 당시 “‘羅(나)홀로 집에’ 어쩌다 이 지경.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며 나 의원에게 직격타를 날렸던 배현진 의원도 범(汎) 친한 그룹으로 분류한다. 배 의원과 가까운 고동진 의원과 박정훈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외에도 연판장에 서명했던 일부 재선 의원이 물밑에서 한 전 위원장을 지원하고 있다.
친윤 색채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도 다수다.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을 비롯한 강민국ㆍ정동만 의원 등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물밑에서 영남 지역 초ㆍ재선 의원을 규합 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친윤 주류 그룹이 지지 방향을 결정하면 따를 가능성이 크다. 나 의원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도 있다고 한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신중한 의원도 적잖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이른바 ‘패거리 정치’에 대한 반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역 의원들이 전당대회 때마다 특정 후보 지지를 반복해온 것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당규 34조에 따르면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전당대회 때 특정 후보를 돕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후보 캠프에 참여하거나, 지지 및 비판 선언을 하는 것 모두 당규 위반인 셈이다. 당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돕는다고 밝힌 의원이 주요 당직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며 “질서가 무너진 당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정광재 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 캠프 합류를 사유로 20일 당직을 사퇴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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