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우주항공청의 달력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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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천문을 관측해 달력을 만든 것은 농사에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조선 초까지만 해도 명나라 달력을 빌려 썼는데 위도와 경도가 달라 오차를 피할 수 없었다.
달력 제작의 기준이 되는 달력요항은 천문역법에 따른 정확한 날짜와 절기, 공휴일 등을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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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천문을 관측해 달력을 만든 것은 농사에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조선 초까지만 해도 명나라 달력을 빌려 썼는데 위도와 경도가 달라 오차를 피할 수 없었다. 세종대왕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실정에 맞게 칠정산을 만들었다. 간의대라는 동양 최대의 중앙천문대도 설치했는데 중국 사신들에게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천문 기술이 경제·안보의 한 축이었음을 보여준다.
이후 효종 때인 1654년 서양식 시간 측정법이 담긴 시헌력이 도입된다. 1년 농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24절기를 정할 때 기존 역법은 1태양년이라는 시간적 길이를 균일하게 24등분하는 평기법을 쓴 반면 시헌력은 1태양년 동안 태양이 움직이는 황도의 도수를 24등분해 15도 이동에 걸리는 시간으로 절기를 정하는 정기법을 썼다. 시헌력은 청나라 초기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이 만들었다. 1896년엔 시헌력도 폐기하고 지금도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을 도입했다.
우주항공청이 그제 ‘2025년 달력요항’ 보도자료를 냈다. 달력 제작의 기준이 되는 달력요항은 천문역법에 따른 정확한 날짜와 절기, 공휴일 등을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다. 보도자료엔 농사일과 관련된 절기 소개는 없고 국민적 관심사인 명절 날짜, 공휴일 수(68일)와 3일 이상 연휴(총 6차례) 등 쉬는 날 위주로 소개돼 있다.
언론들은 10월의 추석(10월 6일) 연휴가 개천절, 한글날과 이어져 있어 직장인들은 하루 정도 연차휴가를 내면 최대 열흘까지 쉴 수 있다는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미리 보는 공휴일 정보가 쏠쏠하긴 한데, 2032년 달 탐사 등 우주산업의 꿈과 방위·안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출범한 우주청이 발표할 자료가 맞는 건지 의아스럽긴 하다. 관련 천문법 소관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신설된 우주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데 올해 8000억원에서 내년 1조5000억까지 늘어날 예산에 달력 제작 연구도 포함되는 건지도 궁금하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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