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는 지금…3년 만에 웃음꽃 핀다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6.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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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효과는 언제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에서 아파트가 잇따라 신고가에 거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관식 기자)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송도 센트럴파크 방향으로 계속 걷다 보면 꽤 넓은 사거리가 등장한다. 사거리에서 인천대입구역을 등지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맞은편에 수많은 아파트와 상점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송도 1공구다.

송도국제도시는 간척지 위를 개발해 만들어졌다. 공사 구역을 기준으로 특정 지역을 지칭한다. 총 1~11공구까지 있으며 1공구는 송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송도 센트럴파크, G타워 등 송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11개 공구 중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으며 송도 내에서도 최고 입지로 분류된다.

1공구 안쪽으로 들어가면 꽤 넓은 부지에 여러 아파트 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송도자이하버뷰1~2단지가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올 들어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잇따라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전용 147㎡는 올해 3월 19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는 올해 1월로 13억9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보다 약 6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이 단지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전용 148㎡가 13억5000만원, 전용 120㎡는 12억6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다.

송도자이하버뷰1단지 역시 분위기가 비슷하다. 이 단지 전용 118㎡(158C타입)는 올해 5월 11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종전 신고가(2월, 10억9000만원)를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가는 2021년 4월에 거래된 10억1000만원으로 이후 해당 타입 매물은 10억원 미만에 계속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잇따라 10억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송도자이하버뷰1~2단지는 2011년 2월 준공한 준신축 아파트다. 1단지는 546가구, 2단지는 523가구로 단지 규모는 크지 않다. 센트럴파크역까지는 도보 약 20분, GTX-B노선이 들어서는 인천대입구역까지는 도보 약 25분 거리로 역세권 아파트 단지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을 제외하면 학군이나 생활 인프라 등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 송도에서 인기 있는 단지로 꼽힌다. 2022년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송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중 일부 가구는 서해 조망이 가능하며 주변 업무지구와 가깝고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등 학군도 좋은 편이라 송도 내에서 선호도가 높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매물이 사라지고 거래량이 조금씩 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수도권 중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가운데 송도에서 올해 잇따라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부동산인포가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송도 내 20억원 이상으로 매입된 아파트는 총 5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244㎡의 경우 42억원에 팔리며 화제를 모았다. 10억원 이상 거래도 107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87건보다 22.9% 늘었다.

고가 아파트 거래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통상 부동산 시장은 지역 랜드마크 단지 아파트 가격이 먼저 오르고, 다른 단지가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살아나는 송도 아파트 시장

3월 말 이후 오름세로 전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1주 송도가 속한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4주(0.02%)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 커졌으며 3월 4주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다.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3-1BL’ 전용 108㎡는 5월 13억1500만원에 팔렸다. 2021년 1월 기록한 기존 최고가 13억원을 넘어섰다. 이 단지 전용 108㎡는 2021년 1월 종전 최고가 거래 후 한동안 거래가 뜸했다. 지난해 5월 11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는 이전 거래와 비교해 1억원 이상 낮았다. 올해 들어 1월 12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12억원 선을 회복했으며 5월에는 13억1500만원, 12억8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13억원 선을 3년 만에 회복했다.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14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으며 일부 고층, 오션뷰는 15억원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송도동 송도더샵파크애비뉴 전용 84㎡ 역시 5월 들어 11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됐다. 2018년 입주한 이 단지는 송도에서 보기 드문 초역세권 단지다. 인천대입구역까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했으며 총 668가구로 구성됐다. 2022년까지 전용 84㎡ 거래는 전혀 없었지만 지난해 2월 35층 전용 84㎡ 매물이 12억원에 거래됐다. 이후 저층은 10억원대, 중고층은 11억원대 초반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올해 들어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12억원 재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22년 입주를 시작한 송도더샵프라임뷰(20블록) 전용 84㎡ 역시 지난 4월 9억7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는 2023년 6월 7억5000만원으로 10개월 사이에 2억원 넘게 올랐다.

분양권 가격도 오름세다.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전용 175㎡ 분양권은 지난 4월 27억5503만원에 팔렸다. 2022년 7월 거래된 27억4755만원보다 살짝 오른 수치다. 인천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초역세권 단지(도보 1분 거리)인 이곳은 입주를 앞두고 있다. 1공구 끝자락에 위치한 이 단지는 호수변공원을 접하고 있어 조망권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 있는 송도 아파트 신고가 행진

잇따른 분양가 상승, GTX-B 효과

송도국제도시 집값은 2021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함께 ‘바이오 허브’ 등 각종 호재가 맞물리면서 집값이 치솟았다. 하지만 금리 급등에 따른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집값이 빠르게 하락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는 2021년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기도 했지만 2022년 하락폭이 가장 심한 지역이기도 했다.

올해 들어 다시 송도 집값이 반등하고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공사비나 주변 분양가 상승에 따른 반사효과다.

현재 송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1공구와 3공구다. 1~3공구 아파트는 대부분 입주를 완료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송도에서 분양하고 있는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6공구나 11공구다. 현재 이곳은 허허벌판으로 당장은 주변 인프라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반면 분양가는 신축 아파트라는 이유로 1공구나 3공구 아파트 가격과 비슷하게 책정되기도 한다. 송도 내에서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지역의 아파트 분양 가격이 높게 책정되다 보니 기존에 인기 있던 1·3공구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22년부터 2023년 초반까지 송도 집값이 워낙 많이 하락하면서 이른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 때문에 송도 집값이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착공한 GTX-B노선과 바이오 허브, 인천신항 인근 대규모 물류단지 등 개발 호재 역시 송도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송도 아파트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내년까지 송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워낙 많아 다시 한번 조정의 시기가 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송도에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약 6000~7000가구에 달한다. 이 중에는 송도자이크리스탈오션(1503가구), 송도자이더스타(1533가구) 등 1500가구 이상 대단지도 포함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도는 10구역, 11구역 등으로 도시 자체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학군이나 인프라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여전히 1·3공구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며 “청약 시장 역시 입지나 가격에 따른 분위기가 천차만별인 것을 감안하면 송도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4호 (2024.06.19~2024.06.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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