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사망동의서 사인하며 '탈주' 생각…"'시그널2'·'모택3'도 곧"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제훈이 '탈주' 개봉을 기다리던 지난 해 뜻하지 않은 수술을 받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이제훈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탈주'에서 이제훈은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말년 중사 규남 역을 연기했다.
'탈주' 이전에도 이종필 감독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말한 이제훈은 "배우의 꿈을 꾸고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종필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초창기 독립 영화 활동을 하실 때부터 주목 받았고, 기발한 스토리 텔링으로 독립 영화 신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많이 주신 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렇게 감독님과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신기했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서로 목표하는 지점이 같더라. 이야기에 대한 메시지도 그렇고, 관객 분들에게 직선적인 영화로, 강렬하게 꽂혔으면 좋겠다는 공통 분모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이견이 없이, 촬영할 때 같이 매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 중사 규남은 제대를 해도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실패할지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자유가 있는 남으로의 탈주를 준비하며 목숨 걸고 실행에 옮긴다.
이제훈은 탈주 시도 후 극한의 상황을 마주하는 규남이 전신이 탈의된 채로 물세례를 맞는 신 등 고난을 겪는 생생한 표현을 위해 식단 조절을 하며 체중을 감량하고, 숨이 멎는 느낌이 들 때까지 몸을 던져 달렸다.
이제훈은 "규남은 매 상황마다 긴장을 하고 쫓기면서, 장애물을 계속 만나며 그 다음 다음을 간다. 어떻게 보면 심적인 고통, 육체적인 고통으로 괴로운 순간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그것을 저 스스로 느껴야 스크린을 통해서도 관객 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저를 더 몰아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을 마치고 나면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서 있었던 순간이 많았다. 해가 지는 타이밍에 산에서 달리는 신을 찍을 때가 있었는데, 규남이 원하는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숨이 멎는 것 같은 순간까지 뛰어보고 싶은 욕망이 들더라. 그래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후회 없이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극 중 짧게 전신 탈의 뒷모습이 등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규남의 몸이) '마른 장작'같은 사람으로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3개월 반에서 넉 달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여태까지 먹었던 것에 대한 제한을 강하게 두면서 몸을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단백질 셰이크 등 최소한의 에너지만 섭취했고, 키 177cm에 60kg 중반대로 유지하던 체중을 58~60kg까지 줄였다.
이제훈은 '탈주' 촬영을 마친 이후에도 바로 '모범택시' 촬영을 진행하는 등 근 3~4년 연간 쉴 틈 없이 일해왔다고 말했다.
건강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제훈은 지난 달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촬영 도중이었던 지난 해 10월, 허혈성 대장염(대장의 혈류 감소로 인해 대장 조직의 염증과 괴사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되며 자신과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제훈은 "건강 관리를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싶다"며 "원래 사람이 장이 꼬일 수는 있는데, 그게 풀리지 않으면 그 쪽에 피가 안 통해서 괴사하고, 장이 썩어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프고 나서 4시간 정도를 참고 수술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보면 여기서 제가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아프니까 진통제를 놓아달라 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치사량까지 맞아서 더 이상 진통제를 맞을 수 없다고 하더라. 수술을 결정하고 나서는 사망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는데, '진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 그간의 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고 전했다.
"'내가 '탈주'를 찍었었고, (유)해진이형과 '모럴 해저드'를 찍었고, '수사반장 1958'을 찍고 있는데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건가. 그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살아있었다. 너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짧지만 그 순간에 '인생을 내가 후회없이 살고 있었느냐'에 대한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제 인생 마음대로 살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나서도 지금도 이렇게 작품을 하고 있다며 "제 몸에게 미안하다. '시그널2'와 '모범택시3' 촬영이 또 예정돼있다. 제 인생은 그냥 이런 것 같다"고 넉살을 부렸다.
이제훈은 '시그널2', '모범택시3' 출연에 대해 "'시그널2'는 대본을 봤는데,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 (대본이 다 나온 상황은 아니지만)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가 있지 싶었다. '김은희(작가)는 김은희다'가 아니라, '김은희가 더 김은희했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한 인간으로서도 좀 쉬면서 멀리 여행도 가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좋은 작품이 이렇게 오게 되니까 어떻게 보면 쉼을 잊고 또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2주 뒤로 다가온 '탈주' 개봉 이후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이제훈은 "저는 계속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통해서 더욱 더 열심히, 갈고닦고 싶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관객 분들과도 최대한 많이 만나서, '탈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탈주'는 7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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