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이란 말 와닿지 않는다” 김 여사 수사 온도차 내비친 중앙지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성역 없는 수사’를 두고 서울중앙지검이 대검찰청과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법 앞에 성역은 없다”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말을 두고 검사가 쓸 수 없는 가치 판단의 표현이란 취지의 언급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에 대해) 성역 없이 조사한단 기존 입장은 그대로냐’는 질문에 “‘성역 없이’라는 말은 가치 판단의 표현인데 사실을 말하는 검사가 그런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와닿진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와 관련해 명품백 수수 의혹(형사1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반부패수사2부)을 수사 중이다.
이같은 발언은 앞서 김 여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던 이원석 검찰총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이 총장은 지난 3일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검찰 소환조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사팀이 수사 상황과 조사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서 바른 결론을 내리리라 믿고, 그렇게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김 여사의 소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총장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 소환은) 수사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사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필요한 때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도 수사 중이냐는 질문엔 “수사 대상으로는 알고 있는데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김 여사와 더불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활용된 계좌에 최씨의 계좌도 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은 이달에도 검찰의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12일 전현직 의원 7명에게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고, 이번주에 나오라고 했는데 한 분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도 다 끝났고 국회도 개원해서 선거 전에 있었던 현안들은 어느 정도 다 마무리가 됐다”며 “(대상 의원들이) 수사 절차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하고 계속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상이 된 7명의 의원들은 검찰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불출석 사유서에 ‘서면 조사로 대체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7명 의원의 대면 조사는 검찰이 지난해 사건 수사를 시작한 이후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수사팀에서 수차례 조사 일정을 협의했지만 대상 의원들이 총선 준비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룬 탓이다.
검찰은 이들 7명이 2021년 4월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전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각각 300만원이 든 돈봉투 1개씩 받은 것으로 의심 중이다. 경선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의원들에게 줄 돈봉투 20개(총 6000만원)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전 의원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월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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