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낙도에서 전해온 전도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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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오기 전에 섬에 관한 여러 자료와 섬사람들의 삶을 찾아보고 나름 공부도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전도 계획을 새롭게 정립해야 했고 처음부터 다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해야만 했습니다.
단순하게 가가호호 방문해 전도하고 설득한다고 평생 교회를 배척했던 섬사람들이 움직일 거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것을 전도 비용이라 생각하며 무리해서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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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섬에 오기 전에 섬에 관한 여러 자료와 섬사람들의 삶을 찾아보고 나름 공부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특히 종교적인 면에서는 냉정했고 좀처럼 마음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전도 계획을 새롭게 정립해야 했고 처음부터 다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해야만 했습니다.
우선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에 올라가 산 아래 옹기종기 자리 잡은 정겨운 집들을 내려다보면서 기도하며 간구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 떼를 썼습니다. 저 영혼들에게 주님의 긍휼을 베푸사 천국 백성 삼아달라고 매달렸습니다. 그러면서 작은 욕심은 예수님 믿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본인들이 스스로 교회 오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인생 후반전 목회를 이곳에서 펼치려는 다짐과 결심을 담아 혼신을 다해 주님께 매달렸습니다.
뭔가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단순하게 가가호호 방문해 전도하고 설득한다고 평생 교회를 배척했던 섬사람들이 움직일 거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저 큰 바위 같은 마음들을 조금씩 움직일 지릿대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섬마을 작은 언덕배기에 텃밭을 일구는 어른들이 큰 돌을 작은 지릿대로 옮기는 장면을 봤습니다. 저는 그것을 교훈 삼아 저 단단한 섬사람들의 마음에 돌을 굴리기로 작정했습니다.
교회를 지으려고 준비한 각종 공구(연장)를 추가했습니다. 이 연장들은 섬에서는 구하기 힘든, 가격은 비싸지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귀한 현대식 공구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전도 비용이라 생각하며 무리해서 구입했습니다.
각종 드릴 종류 10여종은 나무를 뚫고 시멘트벽을 뚫고 각종 철판을 뚫을 수 있는 강한 드릴이었습니다. 목재를 원하는 모양대로 자르는 종류의 톱 10여종, 철 파이프를 자유로이 자르는 그라이드 톱과 작두형 절단기를 비롯해 콘크리트 벽을 자르는 특수 절단기도 소형과 중형으로 갖추고 그 밖에 여러 종류의 멍키 스패너, 드라이버, 소켓 복스 등과 전기 작업에 사용되는 전압 측정기, 수도관을 자르고 연결하는 데 필요한 재료와 전기 용접기, 이에 따른 공구 세트를 갖추었습니다.
이 모든 공구와 기계를 사용하는 과정은 늘 위험이 따랐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히 다루는 게 중요하기에 늘 기도해야 하고 그러면서 그것들을 만질 때마다 “주님 이 공구를 사용할 때 섬사람들의 마음 문이 열려 복음을 받아들이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소서” 하고 기도하며 나아갔습니다.
원칙과 기준이 있다면 철저하게 무료봉사를 한다는 것, 봉사 조건으로 교회에 나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도움을 주는 대상자도 가능하면 자녀들이 아예 없거나 멀리 있고 몸이 불편한 분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습니다. 지금까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기에 이제 사람들은 당연히 목사님이 고치는 일에 부담감 없이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전도하는 목사이기에 작업 현장이 환하고 좋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둡고 침침하고 하수구를 고치고 변기를 교체하고 오래된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 일을 기쁘게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또 고난을 겪으며 전도한 바울 사도의 기도가 응답하였듯 제게도 같은 체험을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온몸에 땀을 흠뻑 뒤집어쓰면서 일하면서도 혼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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