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도 모세도 하나님께 맞섰다, 불경하다 말고 솔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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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적인 이단·사이비 교주가 아닌 하나님이 가스라이팅(Gas lighting·심리지배)을 한다니, 너무 나간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수 있는 제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의 요지는 하나님이 가스라이팅 한다는 게 아니다.
돈과 권력을 위해 "근시안적이고 불완전하며 선택적인 방법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도용하는 사람"이 가스라이팅으로 성도의 신앙 성장을 방해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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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적인 이단·사이비 교주가 아닌 하나님이 가스라이팅(Gas lighting·심리지배)을 한다니, 너무 나간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수 있는 제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의 요지는 하나님이 가스라이팅 한다는 게 아니다. 돈과 권력을 위해 “근시안적이고 불완전하며 선택적인 방법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도용하는 사람”이 가스라이팅으로 성도의 신앙 성장을 방해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주로 하는 가스라이팅은 이런 식이다. 교회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면 “그런 생각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우울증이나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면 “더 많은 기도와 예배로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라”고 응답한다. 하나님의 존재에 의구심을 제기하면 “네 믿음은 그 정도뿐이냐”며 손가락질하는 것도 가스라이팅의 범주에 든다고 본다.
원서에서 ‘환멸에 빠진 신앙의 재구성’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의 저자는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24권의 책을 집필한 여성 작가다. 그는 “분노와 혼돈, 상한 마음을 품은 그리스도인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깊은 고난 가운데 하나님이 나를 돌보지 않는 것 같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당신의 감정은 잘못되지 않았다. 하나님을 의심하거나 반항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믿음의 선조도 하나님께 항상 고분고분하지만은 않았다. 전 재산과 자녀를 한순간에 잃은 배경엔 분명 죄가 있다며 자신을 성토하는 친구들을 향해 욥은 “참으로 나는 하나님과 변론하려 하노라”(욥 13:3)고 말한다. 모세 역시 자신의 요구로 파라오가 이스라엘 백성을 더 가혹하게 대하자 “주께서 주의 백성을 구원하지 아니한다”(출 5:23)고 원망했다. 예수 그리스도조차 “만일 할 만하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마 26:39)라며 맞선다. 이렇듯 하나님께 항의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사례가 성경에서 여럿 등장하지만 “오늘날 적잖은 교회가 이런 행동 자체를 죄라고 여긴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성경 속 하나님은 인간과 변론하길 좋아하는 존재로 그려진다.(사 1:18) 세 차례 유산한 저자 역시 “간절히 기도했던 그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는가” 따지며 질문한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타락한 세상에선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불공정한 일이 일어나며 하나님이 침묵하는 것 같아도 그분의 눈은 여전히 인간을 향한다”는 걸 깨닫는다. 또 그저 원망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하나님의 응답을 묻고 소망하며 각자의 상황에서 선을 행할 것”을 권장한다. 가스라이팅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며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날 것”을 조언한다. 종교 지도자에게 학대를 당한 이들을 위한 대안이지만 각종 상황에서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적용할 만하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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