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쏟아내는 이재명…‘대표 연임’ 도전 앞둔 이미지 메이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 연임 의사를 사실상 굳힌 가운데 최근 각종 정책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복수의 이 대표 측근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르면 21일 당 대표 사퇴 후 차기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밝힐 방침이다. 그간 이 대표 주변에선 8월 18일 열리는 전대 출마를 위해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발족 전 사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측근은 “당초 금요일(21일) 사퇴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는데, 여러 가지 변수로 대표가 막판까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20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사퇴 시점 등을 논의했다. 당 지도부에선 이르면 21일 최고위에서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라고만 대답했다. 20일에도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대표 외에 출마할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다시 대표로 선출될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민주당 대표가 된다.
사퇴가 임박한 이 대표의 최근 메시지는 민생 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일 최고위에선 “코로나 시기 대출금을 10년 이상 장기 분할상환하도록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했고, 12일엔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양곡관리법에 대해 새로운 사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14일), “국가산업단지를 재생에너지 기반 클러스터로 조성해야 한다”(17일), “‘단통법(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해야 한다”(19일) 등 주제도 다양해졌다. 19일엔 민주당 정부 출신 외교ㆍ안보 원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지는 등 외교 현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의 최근 메시지가 ‘정무’가 아닌 ‘민생ㆍ외교ㆍ안보’로 쏠린 배경을 놓고 “연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불식시키면서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 일각에서 “대선 후보로 나설 사람 입장에서 (연임이) 최선의 선택일까에 대해 반문이 있다”(20일 고민정 최고위원)는 회의론이 나오는 가운데, 야당 대표도 얼마든지 ‘대통령다움’을 보일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외교ㆍ안보 원로와의 비공개 오찬에 참석했던 한 원로는 “중간중간 이 대표가 필기하는 걸 보니 대선을 염두에 두고 생각을 정리하는 준비가 시작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추가 기소로 재점화한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긴장감도 일부 감지된다. 미리 준비된 발언에서 민생 현안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최근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에선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14일)이라고 하거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북한에 현금을 주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것도 모르는 바보겠냐. 정신이 나갔냐”(17일) 같이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졌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11개 혐의에 대해 4개의 재판을 받고 있고, 부인 재판도 걸려 있는 상황 아니냐”이라며 “이 대표가 요즘 마치 결혼을 앞둔 새신랑처럼 예민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與 복귀 안 하면 7개 상임위원장 후보 낸다”
민주당은 여당을 겨냥한 원 구성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당 긴급 의원총회가 끝난 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계속 국회 밖에 있으면 민주당은 주저 없이 7개 상임위원장 후보 명단을 낼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에 복귀해 후보 명단을 제시하면 민주당은 명단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주말까지 협상 시한을 열어 둔 뒤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남은 7개 상임위 원 구성을 강행하는 방안도 당내에서 이미 검토 중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가며 맡자는 여당 제안엔 “비현실적이란 입장을 의총에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간호법을 포함해 지역사랑상품권법, 탄소중립산업법, 소상공인법 등 4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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