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는 신념, 제거 불가”…군·정치 지도부 균열

최민우 2024. 6.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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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이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전쟁 목표인 '하마스 궤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정부와 군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현지 방송 채널13에 출연해 "하마스는 신념이고 정파다. 팔레스타인의 마음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라며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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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잡혀간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어떤 협상도 타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이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전쟁 목표인 ‘하마스 궤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정부와 군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현지 방송 채널13에 출연해 “하마스는 신념이고 정파다. 팔레스타인의 마음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라며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를 파괴하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대중의 눈에 모래를 뿌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외신은 이스라엘군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정치 지도부 사이에 균열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정치인들의 목표에 군이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 및 군사 지도부 사이에 드물게 공개적 균열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휴전 압박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하마스의 군사·통치 능력 파괴를 전쟁의 목표 중 하나로 정의해왔다”며 “이스라엘군도 물론 이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즉각 성명을 내 “내각이 정한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군은 전쟁 기간 밤낮으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하마스 파괴’를 이념과 사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정치적 고려로 인해 전략적 결정이 미루어지고 있다”라고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며 전시 내각에서 탈퇴했고, 전시내각은 결국 해체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후 군사통치에 반대한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근에는 정부와 군이 전쟁 방식을 두고 충돌했다. 1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구호품 운송을 위해 특정 시간대 전투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군대를 가진 국가이지, 군대가 국가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군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인도적 전투 중단은 정치적 판단 대상이 아니어서 그동안 군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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