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맞붙는 양대산맥 김태호·나영석… “경쟁보단 시너지 기대”

정진영 2024. 6. 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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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중 한 장면. JTBC 제공


예능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김태호 PD와 나영석 PD가 금요일 황금시간대에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김 PD는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했고, 나 PD는 기존 인기 지식재산(IP)의 후속편을 선보인다. 두 PD 모두 변화하는 시청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서 이번 선의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시청자를 만나는 건 김 PD가 연출한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가브리엘)이다. 21일 오후 8시50분 JTBC에서 첫 회가 방송된다. ‘가브리엘’은 출연자가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른 타인의 삶을 맞닥뜨리게 된 출연자들이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알아가고 좌충우돌하며 적응하는 과정이 있는 그대로 그려진다.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20일 진행된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호 PD가 대답하고 있다. JTBC 제공


박명수(태국 치앙마이), 염혜란(중국 충칭), 홍진경(르완다 키갈리), 지창욱(멕시코 과달라하라), 박보검(아일랜드 더블린), 가비(멕시코 멕시코시티), 덱스(조지아 트빌리시) 등 출연자들은 모두 다른 나라로 향한다. 20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가브리엘’ 제작발표회에서 박명수는 “태국에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보니 (평소 제 삶과) 공감대가 커서 제 진실한 속마음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 가장들은 한국이든 태국이든 미국이든 같은 마음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하며 공감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N '서진이네2' 티저 영상 캡처


나 PD가 연출하는 ‘서진이네2’는 ‘가브리엘’보다 한 주 늦게 시작한다. 오는 28일 오후 8시40분에 tvN에서 방송된다. 배우 윤여정이 한식당의 사장으로 있던 ‘윤식당’의 이사였던 이서진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새롭게 한식당을 이끄는 ‘서진이네’의 후속편이다. 지난해 멕시코 바칼라르에서 분식을 판매했던 ‘서진이네’가 북유럽 국가인 아이슬란드에 2호점을 냈다. 이번엔 그간 이서진이 진심을 보여왔던 곰탕을 정식 메뉴로 개발해 판매한다.

기존 ‘서진이네’에 출연했던 방탄소년단 뷔가 군 복무로 출연하지 못하게 되면서 그 자리에 배우 고민시가 합류했다.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고민시가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더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tvN '서진이네2' 메인 포스터. tvN 제공


공교롭게도 두 프로그램은 기시감을 털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첫발을 떼게 됐다. ‘가브리엘’은 지난달부터 ENA에서 방송 중인 ‘눈떠보니 OOO’과 타인의 삶을 살아본다는 점에서 비슷한 포맷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PD는 “(‘눈떠보니 OOO’과는) 실존 인물의 삶을 살아본다는 게 다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부터 스튜디오 분위기도 상당히 많이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이네2’는 ‘윤식당’에서부터 오래 이어져 온 포맷인 만큼, 지난 시즌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 환경이 과거와 많이 바뀐 만큼 이들이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가는가가 관전 포인트라 본다”며 “김 PD는 리얼리티, 나 PD는 여행이라는 각자가 잘하는 것들, 또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들에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더하며 변주를 줬는데, 아주 영민한 선택”이라고 짚었다.

두 스타 PD의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에 김 PD는 “동시간대 시청률을 다 합해도 30%를 안 넘는 상황에서 굳이 경쟁보다는 좋은 상권에 더 좋은 프로그램들이 모여서 시청자들이 ‘금요일 저녁엔 TV 볼 게 많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년간 나영석 PD가 좋은 상권으로 만들어둔 이 시간대를 잘 활용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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