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져도 생존…'5억~11억' 푸틴이 김정은에 선물한 '아우루스'[뉴스속 용어]
무게 7t, 강화유리 두께 6㎝…민수용은 5억∼11억원에 판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19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 한 대와 차(茶) 세트, 한 해군 장성의 단검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아우루스 차량을 선물로 준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아우루스(Aurus)'는 러시아산 최고급 의전용 차량이자 러시아의 럭셔리 자동차 생산 브랜드명이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며 고급 세단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은 푸틴 대통령의 의전 차로 활용된다.
러시아의 국유 기업인 러시아 중앙 자동차 엔진 과학 연구소(NAMI)가 차량 조립을, 포르셰가 엔진 설계를 맡아 론칭한 합작품으로 알려졌다. 아우루스 세나트 모델은 민수용으로도 판매되는데 옵션에 따라 러시아 현지에서 4000만∼8000만루블(약 5억∼11억원)에 판매된다. Aurus는 라틴어로 금을 뜻하는 'Aurum(아우름)'과 'Russia(러시아)'의 앞 글자를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옛 소련 시절 방탄 차량은 '질(Zil)'이 유일했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 후 미하일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은 무겁고 낡은 질 대신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풀만 가드 차량을 의전 차로 사용해왔다. 푸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후 국가원수용 의전 차를 직접 제작하라는 명령에 따라 2012년 프로젝트 '코르테즈'에 착수, 2017년 첫 시제 차를 개발했고, 2018년 대통령 취임식 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차량이 아우루스다.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차량 설계와 제작에 124억 루블(약 1700억원)이 투입됐으며 무게는 무려 7t에 달하는 장갑차 수준이며, 화학무기나 폭탄 등 외부 공격에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물에 빠져도 탑승자의 생존 확률이 아주 높은 차량이다. 두께 6㎝에 달하는 강화유리, 야간 투시 카메라, 탈출용 비상구 등을 갖췄으며, 타이어에 구멍이 나도 장시간 달릴 수 있게 설계됐다.
이날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아우루스를 함께 타고 이동했다. 외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우루스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뒷좌석 오른쪽에 먼저 탑승했고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반대쪽으로 걸어가 뒷좌석 왼쪽에 탔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두 번째로 선물한 아우루스 번호판에는 ‘7 27 1953’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는데, 한국전쟁 정전 협정을 맺은 1953년 7월27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을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로 기념해왔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금수산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아우루스를 번갈아 운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자동차 선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금지된 사치 품목에 해당할 수 있고, 운송 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 금지 조항에도 저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통일부는 아우루스 선물에 대해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자각하고 국제규범을 훼손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가능성에도 러시아나 북한이 서로 주고받은 선물을 공개하는 이유는 돈독한 양국 관계 과시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생산한 방탄복과 가미카제 드론(자폭 드론) 5대, 수직 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용 드론 1대 등을 선물했다. 이 같은 사실은 러시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러시아 방문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안보리 제재로 외국 여행이 금지된 북한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기도 해 안보리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도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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