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 인종차별 '무시'하고 있다고!…증거 떴다→벤탈렙 쾌유 기원 속전속결→벤탄쿠르 대응은 모르쇠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토트넘 출신의 나빌 벤탈렙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는 소식에 쾌유를 빈다는 입장을 내놨다.
잘 했다. 과거 토트넘을 위해 뛰었던 동료를 위한 훌륭한 조치다.
한편으론 아쉽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와 언급은 며칠이 지나도록 없어서다.
토트넘에서 유스 시절부터 시작해 토트넘에서 7년을 보낸 프랑스 릴의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벤탈렙의 소속팀 릴은 2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탈렙은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즉시 치료를 받고 병원에 이송됐다"며 "구단은 그에게 모든 지원을 제공한다. 또 선수의 사생활을 더욱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언은 그의 병원행 이유가 심장마비라고 알렸다.
토트넘도 그의 회복을 빌었다.
토트넘은 SNS를 통해 "벤탈렙, 우리는 당신에게 우리의 모든 사랑과 행운을 기원한다. 클럽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함께 있다"며 빠르게 입장을 발표했다.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선수에 대한 빠른 대처였고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벤탄쿠르 사건으로 눈을 돌리면 다르다. 토트넘은 '강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벤탄쿠르가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지만 구단은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벤탈렙의 대처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냐고 부탁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괜찮다고 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벤탄쿠르는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올린 사과문에 쏘니는 흔히 사용되는 'SONNY'가 아닌 일본 회사 이름인 'SONY'였다. 벤탄쿠르는 게시물이 아닌 24시간 후 지워지는 스토리에 올려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토트넘의 대처는 이전 사건들과 달라 많은 팬이 비난하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손흥민이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할 때마다 경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명을 발표해 토트넘은 인종차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나 SNS에 이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발표할 법도 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이 일주일이 다 돼 가지만 조용하다.
팬들이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팬들은 구단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마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 "구단은 주장 손흥민에 대한 존중이 없다", "왜 구단은 침묵하냐? 성명을 당장 발표해라"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먼저 나섰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사태를 인지하자마자 ""우린 손흥민의 편에 서며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토트넘 팬들은 오는 7월과 8월에 있을 아시아 투어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토트넘은 다음 달 27일 일본에서 빗셀 고베와의 경기를 치른 뒤 2년 만에 한국으로 입국해 31일 팀 K리그, 8월 3일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 경기를 차례로 치른다.
팬들은 "아시아 투어를 취소해라", "구단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투어를 갈 자격이 없다" 등의 반응이다.
사진=연합뉴스, SNS, 엑스포츠뉴스 DB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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