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김포, 창단 첫 코리아컵 8강행… 고정운 “2부 기적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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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엔 다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했어요. 제가 그랬죠. 누가 골리앗인지 보자고."
프로축구 K리그2 김포 FC가 K리그1 전통명가 전북 현대를 잡고 코리아컵 역대 최고 성적인 8강행을 이뤘다.
전날 김포는 2024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전반 4분 만에 나온 브루노의 선제골을 지켜 전북을 1대 0으로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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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엔 다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했어요. 제가 그랬죠. 누가 골리앗인지 보자고.”
프로축구 K리그2 김포 FC가 K리그1 전통명가 전북 현대를 잡고 코리아컵 역대 최고 성적인 8강행을 이뤘다. ‘돌풍’의 중심엔 4년째 김포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고정운 감독이 있다.
고 감독은 2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선수들에게 무조건 90분 안에 승부를 보자고 했다”며 “올해 처음으로 용병 3명을 전반전에 투입했는데 그게 잘 먹혔다. 모든 선수가 200% 제 몫을 다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전날 김포는 2024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전반 4분 만에 나온 브루노의 선제골을 지켜 전북을 1대 0으로 무너뜨렸다.
직전 대회에서 FC 서울을 꺾는 이변을 썼던 김포의 ‘자이언트 킬러’ 면모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전북은 이 대회에서 5차례나(2000, 2003, 2005, 2020, 2022년) 정상에 오른 강호다. 같은 날 치른 16강전 8경기 중 2부 팀이 1부 팀을 잡은 건 김포가 유일하다. 고 감독은 “전북의 약점이 수비 뒷공간과 측면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점유율은 내주더라도 득점 기회는 우리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독려하며 전술 훈련을 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김포와 전북을 ‘다윗과 골리앗’에 빗댄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두 팀은 소속 리그뿐 아니라 선수단 몸값에서도 크게 차이 난다. 2023시즌 프로축구 구단 가운데 연봉 총액 1위를 차지했던 전북이 선수 영입에 약 198억을 쓴 반면, 김포는 약 26억에 그쳤다. 그마저도 올해는 규모가 더 쪼그라들어, K리그 연봉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전북 김진수, 홍정호의 연봉을 합한 게 김포의 연봉 총액과 같을 정도다.
연봉으로 환산되는 실력 차는 오로지 선수들의 정신력으로 메꿨다. 고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경기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며 특히 골키퍼 손정현을 ‘1등 공신’으로 꼽았다. 2014년 경남 FC에서 뛸 당시 한 번도 전북을 이겨본 적이 없던 손정현은 이번엔 여러 차례 선방 쇼를 펼치며 브루노의 선제 결승 골을 지켰다.
김포는 밑바닥부터 한 계단씩 상승곡선을 그려온 팀이다. 2013년 창단 후 7시즌을 4부 리그에서 맴돌다 2020년 고 감독 부임 후 3부 리그를 거쳐 2부 리그 승격을 이뤘다. 올해 역시 기존 엔트리 20명 중 15명이 팀을 떠나면서 ‘제로 베이스’로 시즌을 맞았으나, 차분히 승수를 쌓아 어느새 리그 4위(승점 24·7승3무5패)까지 꿰찼다. 3위(승점 25·7승4무4패) 서울 E랜드와 승점 차도 1에 불과하다. 고 감독은 “김포는 어려울수록 살아나는 팀”이라며 “감독으로 있는 동안 팀을 꼭 1부 리그로 올려놓고 싶다. 4부에서 1부까지 올라가는 기적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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