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황무지에 드라이빙센터... '무모한 도전'의 놀라운 결과
[김종철 기자]
▲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전경. 지난 2014년 6월 이후 10년 동안 150만 명이 넘는 누적 방문객을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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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7월 인천광역시 영종도로 향했다. 인천국제공항을 앞두고 옆쪽으로 황토흙으로 가득 찬 공터 사이로 하얀 깃발들이 펄럭였다. 독일 자동차회사인 베엠베(BMW)를 상징하는 엠블럼이 그려진 기다란 깃발들이었다. 널찍한 땅에 온전히 자동차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트랙과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였다.
24만1780평방미터, 축구장 33개의 크기였다. 당시 투자금액만 770억 원이 들었다. 게다가 BMW가 독일과 미국 이외 국가에서 드라이빙 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다. 자동차 운전 전용 트랙을 비롯해 차량 전시와 체험, 엔지니어 등을 위한 교육장소 등이 들어갔다. 가족 고객을 위한 어린이 창의교육 프로그램까지… 자동차문화복합공간으로 국내 첫 시도였다.
당시만 해도 업계 일부에선 '무모하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누가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타고 영종도까지 자동차를 타러 가겠느냐"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 20일 낮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건립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BMW 차량들이 전용트랙을 달리고 있다. |
ⓒ BMW코리아 |
▲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 전시된 BMW 차량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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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만 8536명, 737만 1933킬로미터.
지난 10년 동안 드라이빙센터를 방문한 고객 숫자다(2024년 5월말 기준). 그 사이 1342대의 BMW와 MINI 차량이 투입됐고, 이들이 달린 주행거리가 737만 킬로미터를 훌쩍 넘었다.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행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소비자들만 약 24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BMW 코리아도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그 사이 회사 쪽은 2019년에 130억 원을 추가로 들여, 제2 트랙을 비롯해 조이스퀘어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센터 문을 연지 6년 만인 2020년 10월에 방문객이 누적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드라이빙 센터' 초기의 회의적인 시선은 온데간데없었다.
경쟁 업체들은 뒤늦게 '드라이빙 센터'를 찾는 고객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투자를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충남 태안에 별도의 전용 트랙을 비롯해 문화공간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경기도 용인에 자동차 전용 트랙을 빌려, 고객 초청 이벤트 등을 열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나 규모, 내용 면에서 BMW 드라이빙센터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특히 BMW 드라이빙 센터에는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운영 중인 '주니어 캠퍼스'도 있다. 주니어 캠퍼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자동차 속 과학원리를 활용한 학습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취약 계층 어린이를 위한 무료 체험과 기부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8000여 명에 달하는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이 역시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전동화 시대에 맞춰, 지난 2022년 11월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만들어졌다. 80대의 전기차가 한꺼번에 배터리 충전할 수 있다. 단일 공간으로 따지면 국내 최대 규모다. 이곳은 드라이빙 센터 방문 고객뿐 아니라 모든 방문객이 이용할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BMW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전국에 2100기에 달하는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전기차 운행 고객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 주양예 BMW 코리아 마케팅 총괄 본부장이 20일 낮 BMW 드라이빙센터 건립 10주년 행사에 인삿말을 하고 있다. |
ⓒ BMW코리아 |
주양예 BMW코리아 마케팅 총괄본부장은 20일 드라이빙센터 건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0년간 남녀노소 모든 방문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해 왔다"면서 "다가올 미래에는 보다 세분화된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BMW 브랜드 및 제품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과 함께 다시 한번 한국 자동차 문화의 발전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자동차 문화로 '조이 넥스트(Joy Next)'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드라이빙 센터의 전시공간이 '차량전시 플랫폼'으로 변화한다. 고객들이 보다 편하고 쉽게 전시된 차량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재배치한다. 이를 위해 기존 설치된 상당수의 벽체들을 과감히 허물어, 소비자들이 BMW 그룹 브랜드에 대한 체험을 보다 깊게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두 번째로 '전동화 시대 맞춤형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전기차를 제대로 경험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BMW i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로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보다 안전하게 전기차 특유의 드라이빙을 즐기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등도 교육 받을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운영하는 주니어 캠퍼스에 인공지능(AI)와 자동차, 자동차와 IOT 기술, 친환경 자동차 등의 체험 시설물을 새롭게 도입하고, 자율 주행 코딩 자동차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추가된다.
▲ 20일 오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드라이버가 고성능 BMW 차량으로 고속회전 운전을 하고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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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내부에 전시된 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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