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북·러 밀착, 중국에 유리” 관영매체 "러, 우크라전 장기화 두렵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따른 북·러 밀착을 중국이 내심 즐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 체류하는 덩위원(鄧聿文) 전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인은 20일 북·러 양국의 밀착이 서방 국가를 교란하면서 중국에 가해지는 압박을 분산시켜 중국이 더욱 유리해졌다고 도이체벨레(DW)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덩위원은 “중국은 사실 푸틴의 방북을 즐기고 있다”며 “비록 북한이 중·러 사이에서 러시아 쪽으로 중심을 옮겨갔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푸틴의 방북은 중국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는 5년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고 김정은 역시 베이징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북·중 간 응어리가 있다는 소문까지 널리 퍼졌다”며 “이 상황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 추파를 던지자 관찰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북한 접근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덩위원은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 모두 중국을 포함해 긴밀한 서클을 만들어 서구의 압력에 맞서기를 원하지만, 중국은 북·러 양국 각각 과는 긴밀한 양자 관계를 맺으면서도 3국 동맹을 체결해 서구로부터 ‘악의 축’으로 몰리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미 대치 문제로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바가 있다”며 “이번 푸틴 방북에 따른 북·러 결속이 겉으로는 중국에 유리해 보이지 않지만, 서구의 포위를 깨야 하는 중국의 전략적 시각에서 보면 북·러 간 결합이 밀착할수록 중국에 더욱 도움이 되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덩위원은 “중국은 러시아에 밀려 북한을 잃을 것으로 걱정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플레이어’인 김정은이 푸틴을 끌어안은 의도는 중국의 시선을 끌려는 노림수로, 북한을 완전히 러시아에 넘기면 자신의 가치는 사라진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또한 중국이 필요하기 때문에 푸틴은 북한 방문으로 중국에 미움을 살 생각이 없어 조심스럽게 삼각관계를 처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일 중국이 올해 김정은 방중을 초청한다면 김은 북·중 우호는 어느 때보다 공고하며, 중국은 북한의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동지라고 찬양할 것”이라며 향후 핵심 관찰 포인트로 김정은의 방중을 꼽았다.
中 영자지 “러, ‘장기적 게임’ 가능해져”
중국 관영 매체도 덩위원과 비슷한 논조를 내놨다. 이날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베이징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푸틴 방북은 러·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으면서, 양국 협력으로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장기적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평양과 관계를 격상한 모스크바는 미국과 동맹국에 러시아는 고립되지 않았으므로 전쟁의 장기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고, 평양 역시 미국의 고립과 제재 전략은 실패할 것이며 어떠한 군사적 위협도 두렵지 않다는 신호를 발신했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사의 위챗(微信) 공식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20일 푸틴 방북의 3대 하이라이트로 ①열렬한 환영 ②중대한 성과 ③한국과 미국의 불안을 꼽았다. 뉴탄친은 “서방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러·북 군사기술협력’, ‘더 많은 포탄과 미사일이 북한 공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선적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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