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는 왜 인필드 플라이에 3루로 뛰었을까. 본 헤드 플레이 연속의 재구성
이형석 2024. 6. 20. 12:08
NC 다이노스 박건우(34)는 지난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전민재(두산)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이유는 본헤드 플레이를 한 뒤 이를 만회하는 영리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전민재의 실책성 플레이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박건우는 이날 4-3으로 앞선 6회 초 선두 타자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후속 맷 데이비슨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권희동이 유격수 방면에 뜬공을 날렸고,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다. 권희동은 아웃. 사실 박준영이 뒤로 물러서며 잡는 타구여서 다소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기엔 다소 애매한 경향도 있었다.
어쨌든 인필드 플레이가 선언된 상황에서 두산 유격수 박준영이 권희동의 타구를 한 번에 글러브에 담지 못한 채 땅에 떨어뜨렸다. 이를 본 박건우는 곧바로 3루로 출발했다. 유격수 박준영은 재빨리 공을 주워 3루에 송구했다. 두산 3루수 전민재가 베이스를 밟은 채 공을 받았고, 박건우는 3루를 2~3m 앞두고 마치 얼음이 된 냥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후 박건우는 공을 들고 가만히 서 있던 박준영의 눈치를 살피더니, 마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척 하고선 재빨리 3루를 밟았다. 그러자 3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평소 보기 드문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전민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박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유격수 박준영이 공을 놓치면서 시작됐다.
KBO 공식야구규칙 [인필드플레이]에 따르면 '인필드 플라이가 선고되더라도 볼 인 플레이다. 따라서 주자는 플라이 볼이 잡힐 위험을 무릅쓰고 진루할 수 있고, 보통의 플라이 볼과 마찬가지로 리터치한 후 다음 베이스를 향해 뛸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권희동의 타구를 박준영이 한 번에 잡았다면, 박건우가 2루에서 3루로 진루하려면 태그업을 해야한다. 그러나 박준영이 놓쳐 땅볼 타구와 마찬가지로 다음 누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다만 3루에선 포스 플레이가 아닌 태그 플레이가 이뤄져야 했다.
박건우는 "인필드 플라이 선언을 전혀 듣지 못했다. 그래서 (박준영이) 공을 놓치는 순간 3루로 스타트했다"라고 했다.
당시 박건우는 2루심을 등 지고 서 있었다. 박준영이 공을 놓치기 전에 박건우가 한 차례 고개를 뒤로 돌려 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2루심을 쳐다봤지만, 2루심은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았다. 또한 2루심의 인필드 플레이 선고를 듣지도 못했다. 중계 화면상으로는 3루심 그리고 1루심 순서로 손을 들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 박건우는 여기까지 '캐치'하진 못했다. 결국 박건우는 인필드 플레이가 아닌 일반적인 뜬공을 놓친 것으로 판단해 3루로 달리다가, 그제서야 3루심이 오른팔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인필드 플라이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기민한 판단과 재치 있는 주루가 돋보였다. 박건우는 "이미 3루에 공이 도착해 있길래 '큰일 났다' 싶더라. 여기서 3루수가 저를 태그하면 그냥 끝이겠구나 싶어서 일단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척 속였다"고 돌아봤다.
박건우는 "본헤드 플레이였다"면서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이다. 민재에게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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