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모 "대만 등 인태국가, 국방비 늘려야", "美항모 태평양 추가 배치"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외교·안보 참모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8월호 기고문에서 특정 국가 이름은 거론하지 않은 채 국방비 지출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9월부터 2021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재집권 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기용되거나 국무장관 또는 국방장관으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힘을 통한 평화의 귀환(The Return of Peace Through Strength)'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오브라이언은 "대만은 연간 190억 달러(약 26조원)의 방위 지출을 하는데, 이는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이라며 "이 액수는 대다수 미국 동맹국·파트너 국가보다야 낫지만, 여전히 너무 적다"고 적었다.
오브라이언은 "점점 더 위험성이 높아지는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자국 방어에) 지출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방비 증가가 필요한 이유로 최근 중국의 국방력 확장을 들었다. 그는 "중국은 2020년 이후 무기고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면서 "이는 설명할 수 없이 부당한 대규모 확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에 줬던 무기·돈, 베트남에 줘야"
또한 오브라이언은 태평양 일대의 방위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에 오랫동안 줬던 보조금·차관·무기를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군대에 제공해 해당 국가들의 무력 증강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군 항공모함 한 척을 대서양에서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배치하고, 해병대 전체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들은 종종 적절한 미사일 방어(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와 전투기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면서 "이는 국방부가 자원을 다른 곳으로부터 빠르게 이동시켜 해결해야 할 부끄러운 결함(scandalous deficiency)"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해야 하지만 호주·일본·필리핀·한국 등 동맹국, 싱가포르 등 전통적인 파트너, 그리고 인도네시아·베트남과 같은 신흥 파트너국을 고려한 '태평양 외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국가와의 합동 군사훈련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동맹 경시 안 해" 반박
또한 트럼프가 한국 등 동맹을 경시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기고문에서 오브라이언은 "효율적인 (미국) 군대만으로는 중국·러시아·이란을 억제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세계 자유 국가들의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재집권하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때는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동맹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비판론자들은 종종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에 적대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는 대부분의 동맹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인원 및 장비 등의) 배치를 취소·연기하지 않았다"며 "나토 회원국 정부에 국방비를 더 쓰라고 트럼프가 압박해 나토가 더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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