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의료계 벌집 터졌다…의대생 늘린다고 소아과 하겠나"

김은빈 2024. 6. 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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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5일 대전시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뉴시스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은 19일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다"며 정부 의료 정책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선 "의사는 강의식이 아니라 선후배 간 1 대 1 도제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이날 대전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서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전부터 나왔다"며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정책도 달라진다"면서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관광을 육성한다더니 이제는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또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다"며 "일본이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안 된다. 이런 게 필수의료이고, 이런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서도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가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면서 "그 많던 전문의가 어디로 갔겠나.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나"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현재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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