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시간 다가온다' 日 독립리거 "인기 실감 안 나…팀 최대한 이기도록 노력" [현장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6. 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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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SSG 시라카와 케이쇼와 한두솔이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대구,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KBO리그 첫 대체 외국인 선수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SSG는 지난달 22일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시라카와를 총액 180만엔에 영입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고, SSG는 빠르게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일본 도쿠시마현 출신의 시라카와는 2020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 입단했다. 팀의 에이스로 3년간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전했으며 올해 6경기 29이닝 4승 1패 ERA 2.17 31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SSG는 시라카와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메카닉과 투구 템포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최고구속 150km/h의 강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안정된 변화구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면에서도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수비를 마친 SSG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더그아웃에서 격려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시라카와는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경기 초반 제구 난조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다음 등판이었던 7일 사직 롯데전에선 1⅓이닝 7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았으나 13일 문학 KIA전에서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비록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잠시 한국에 오게 된 시라카와이지만, 특이한 이력 등으로 팬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팬들로부터 '감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시라카와는 "(인기에 대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댓글이 전부 한국어라 이해하진 못하는데, 인디고삭스에 있던 한국인 동료가 그걸 해석해서 SNS로 보내면서 계속 '감자'라고 놀린다(웃음). 일본에선 감자라고 불리는 게 특별한 의미가 없어서 잘 와닿지 않았는데, 한국에선 귀엽다는 의미로 통하는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SSG 시라카와 케이쇼와 한두솔이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대구, 유준상 기자

SSG에 오기 전까지 해외 무대 경험이 전무했던 시라카와는 과거 일본에서 시간을 보낸 팀 동료 한두솔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두솔은 광주제일고 졸업 이후 오사카 리세이샤 전문대학을 다녔으며, 일본에서 사회인 리그를 경험했다.

한두솔은 "시라카와가 오면서 옛날 생각이 한 번씩 떠오른다. 첫해가 가장 힘들었다. 말이 안 통하니까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통역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던 것 같고, 매우 바쁜 하루였다. 오전 야구, 오후 일본어 수업 이후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조언보다는 필요한 거 있으면 도와주고, 식사라도 한 번 더 같이 하는 쪽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두솔뿐만 아니라 다른 팀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시라카와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광현은 지난 7~9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먼저 부산으로 이동해 시라카와, 송영진과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주장' 추신수는 멘털적인 면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라카와는 "바비큐를 직접 구워서 먹은 적은 없고, 식당에 가서 같이 밥을 먹었다. 동료들이 '같이 밥 먹으러 가자'는 식으로 물어봐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추신수 주장이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네가 해왔던 것 중에 틀린 건 없으니까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모자 위쪽에 자신감의 '신'을 한자로 써놓은 뒤 지금도 계속 상기시키고 있다. 계속 멘털적으로 정리하면서 공을 더 정확히 던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SSG가 선발 시라카와의 KBO리그 데뷔승과 최정의 멀티 홈런에 힘입어 키움에 9:0 완승을 거뒀다. KBO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SSG 시라카와가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제 시라카와에게 남은 시간은 2주 정도다. 엘리아스가 순조롭게 회복 중인 가운데, 20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엘리아스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물론 SSG가 시라카와와 계속 동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진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에 따르면, 재활 선수로 등록된 기존 외국인선수는 최소 6주 경과 후 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 복귀할 경우 대체 외국인 선수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 교체(등록횟수 1회 차감) 하거나 웨이버를 통해 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 엘리아스가 재활 명단에 오른 날짜는 지난달 21일이다.

시라카와는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1~23일 NC와의 홈 3연전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그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어떻게든 팀이 계속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구,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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