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에 음식물 뿌리더니…5천년 스톤헨지에 물감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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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작품과 '모나리자'에 수프를 퍼부었던 환경 단체가 이번엔 영국의 고대 유적지 '스톤헨지'에 주황색 물감을 뿌리며 과격 시위를 했다.
이들이 속한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들이 스톤헨지에 물감을 분사하고 체포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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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기념물 파손" 비판
고흐의 작품과 '모나리자'에 수프를 퍼부었던 환경 단체가 이번엔 영국의 고대 유적지 '스톤헨지'에 주황색 물감을 뿌리며 과격 시위를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월트셔 경찰이 이날 월트셔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에 주황색 물감을 뿌린 혐의로 나엄 린치(21)와 라잔 나이두(73) 등 2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속한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들이 스톤헨지에 물감을 분사하고 체포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 이 단체는 "2명이 차기 정부에 2030년까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구속력 있는 협약을 요구하면서 하지 전날 행동에 나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물감은 옥수숫가루로 만들어져 비에 씻겨나갈 테지만, 기후와 생태 위기의 재앙적인 결과를 줄이기 위한 정부 행동의 필요성과 시급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보면 단체 회원 두 명이 스톤헨지에 주황색 스프레이를 뿌려댄다. 주변에서 "그만해", "멈춰"라고 소리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행위를 이어갔다. 결국 스톤헨지의 일부 돌기둥은 원거리에서 봐도 확연하게 보일 만큼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이런 훼손은 유적지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이 스프레이를 압수하면서 끝났다. 경찰은 현지 유산청과 협력해 체포된 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스톤헨지는 거대한 돌기둥을 원형으로 세우거나 눕혀 쌓은 유적으로, 기원전 3100~기원전 1600년 여러 단계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명소다. 물에 씻기니 이상이 없다는 취지의 단체 측 주장과는 달리 해당 기념물 자체와 여기에서 살고 있던 희귀한 이끼류 군집 등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 엑스 측도 단체가 올린 영상 하단에 "스톤헨지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기념물이자 세계유산이다. 이러한 행위는 불법이다"라는 경고 문구를 달았다.
리시 수낙 총리도 "이것은 영국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기념물 중 하나에 대한 수치스러운 기물 파손 행위"라며 단체를 비판했다. 또 이번 일로 스톤헨지 주변 길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지자 한 관광객은 "그들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명소를 관람하고 구경할 기회를 빼앗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환경단체는 영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 석탄 채굴 및 연소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요구해왔다. 다만 그 방식이 다소 과격해 끊임없이 논란이 됐다. 지난 2월에는 클로드 모네의 '봄'에, 1월에는 '모나리자'에, 지난해 10월에는 고흐의 '해바라기'에 수프를 들이붓기도 했다. 해외 누리꾼들은 이런 환경 운동가 및 단체의 행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 누리꾼들은 "그림을 훼손하는 것과 지속 가능한 사회의 연관성이 뭔지 모르겠다", "저들이 뭐라 하든 아무도 듣지 않을 것", "저 미친 사람들에게서 수프를 빼앗아 노숙자에게 주는 게 더 이로울 것"이라는 등의 반응으 보였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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