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년만 젊었으면 꼬셨을것"…울산 교사들이 폭로한 '갑질'
울산지역 교사들이 교장·교감 등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초등학교 교감이 여교사에게 "내가 10년만 젊었으면 꼬셔 봤을 것이다"고 하는가 하면 한 고등학교 교감은 교사에게 "문제지와 정답표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 교감은 다른 학교에 다니는 자녀 시험 대비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20일 전교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전교조가 울산지역 초·중·고 교사 1200명을 대상으로 최근 3년 이내 괴롭힘 등 '갑질'을 당했거나 이를 목격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교사 27명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갑질 경험을 호소한 교사 27명 가운데 15명(55.6%)은 "직접 갑질을 당했다"고 했다. "주위 교사가 갑질 피해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18명(66.6%·복수응답자 포함)이었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도 41명이 학교 갑질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 중 27명(65.9%)이 "갑질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퇴직하면서도 갑질·상비약 챙겨달라는 교감
이와 함께 지난해 한 중학교 교감은 보건교사에게 "(내가) 교장 연수를 가는데 상비약을 챙겨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밖에 초등학교 교감은 학교폭력이 일어나거나 학부모 불만이 있을 때 "담임이 애들을 제대로 못 잡아서 그렇다"는 말을 하는 했고, 회의를 하면서 삿대질하고 서류를 집어 던지는 초등학교 교감도 목격됐다. 2022년쯤 한 초등학교에선 막 부임한 교사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자, 이를 본 한 간부 교원이 "지금 녹음하려고 폰 들고 다니는 거냐"고 소리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자 중심 조사 진행, 배려 필요"
전교조 울산지부는 지난 18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 모여 "(교육당국은) 갑질 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갑질 행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사들이 폭로한 학교 갑질 사례 가운데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된 초등학교 2곳 사례는 울산시교육청 감사관실에 신고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갑질 신고를 한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있다 보니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실제 학교 갑질 피해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文 블랙리스트’ 캐던 주진우…“나 한동훈입니다” 뜻밖 전화 | 중앙일보
- 톱스타 한명 없는데 시청률 터졌다…'우영우' 이은 대박 드라마 | 중앙일보
- 이게 건망증이야? 치매야?…이 질문 해보면 안다 | 중앙일보
- "더러운 유대인" 12세 소녀 집단 성폭행한 소년들…프랑스 발칵 | 중앙일보
- 모친 살해한 '전교1등' 아들, 13년 만에 고백 "두 아이 아빠 됐다" | 중앙일보
- "딥페이크 소름끼쳐"…할리우드 배우 얼굴 음란동영상 확산 | 중앙일보
- "자식 돈에 어디 숟가락 얹나"…박세리 논란에 손흥민 부친 재조명 | 중앙일보
- "성심당 월세 4억 내라"에 쏟아진 비난…코레일이 꺼낸 다른 방법 | 중앙일보
- 푸틴이 선물한 車 운전한 김정은…번호판엔 의미심장한 숫자 | 중앙일보
- 고소 당한 박세리 부친 "내가 아버지니까 나설 수 있다 생각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