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에게 미안하죠" 본헤드 플레이 인정한 박건우, 깜짝 연기로 만든 반전
이형석 2024. 6. 20. 05:23
NC 다이노스 박건우(34)는 본헤드 플레이를 한 뒤 이를 만회하는 영리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를 향한 미안함이 컸다.
박건우는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팀의 7-5 승리를 견인했다.
팀이 2-1로 앞선 3회 초 공격에서 2점 홈런(시즌 7호)을 쏘아 올린 박건우는 6회 초 공격에서 추가점의 발판을 놓는 주루를 선보였다.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간 박건우는 후속 맷 데이비슨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권희동은 유격수 방면에 뜬공을 날렸고, 2루심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 권희동은 아웃.
그런데 두산 유격수 박준영이 권희동의 타구를 한 번에 글러브에 담지 못한 채 땅에 떨어뜨렸다. 2루심의 인필드 플라이 콜을 듣지 못한 2루 주자 박건우는 뒤늦게 3루로 출발했다. 박준영이 재빨리 공을 주워 송구했고, 3루수 전민재가 공을 받아들고 서 있었다. 태그 플레이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공을 든 채 3루를 밟았던 전민재는 멀뚱히 서 있기만 했다. 포스 플레이 상황으로 착각한 듯 했다.
이에 눈치를 살피던 박건우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더니 재빨리 3루를 밟았다. 그러자 3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전민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박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 팀은 최근 만날 때마다 판정 논란 등 보기 드문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는데, 이날 역시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박건우는 상대 폭투로 5-3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박건우는 "본헤드 플레이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인필드 플라이 선언을 전혀 듣지 못했다. 그래서 (박준영이) 공을 놓치는 순간 3루로 스타트했다. (2루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라며 "이미 3루에 공이 도착해 있길래 '큰일 났다' 싶더라. 여기서 3루수가 저를 태그하면 그냥 끝이겠구나 싶어서 일단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척 속였다"고 돌아봤다.
일단 주루 미스를 범한 가운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그 상황을 역전시킨 셈이다. 결과적으로도 팀에 귀중한 점수를 안겼다.
그러나 박건우는 "민재한테 좀 미안하더라. 예전에 같은 팀에 있던 후배이고, 또 오랜만에 경기에 나왔는데"라고 했다. 박건우는 2009년 두산 2차 2라운드 10순위로 입단해 2022년 NC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전민재는 2018년 2차 4라운드로 두산에 입단, 짧지만 1군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자연스러운 연기였다'는 말에 박건우는 "아니다. 서로 잘못된 플레이를 범했다.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이라면서 "민재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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