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如臨深淵 如履薄氷(여림심연 여리박빙)

2024. 6. 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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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신체발부 수지부모’ 운운하는 말은 『효경』의 한 구절로서 해당 문장은 다음과 같다. “털, 살갗까지 신체의 모든 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므로(身體髮膚 受之父母)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도를 행하고 후세까지 이름을 날림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끝맺음이다(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공자의 제자 증자는 임종에 제자들에게 온전한 자신의 신체를 내보이며, 『시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몸을 훼상할까 봐) 전전긍긍(戰戰兢兢)하기를 깊은 못에 다다른 듯이, 엷은 얼음을 밟는 듯이 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종에 이른 지금에야 그런 전전긍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臨:다다를 림, 深:깊을 심, 淵:못 연, 履:밟을 리, 薄:엷을 박, 氷:얼음 빙. 깊은 못에 다다른 듯이, 엷은 얼음을 밟는 듯이. 35x70㎝.

‘신외무물(身外無物)’이라는 말이 있다. “몸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다. 부모님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몸을 다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더욱 튼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다. 선을 행하고 가치를 창조하려는 마음이 좋은 에너지가 되어 튼튼한 몸을 만든다. 가치창조 없이 좋은 먹거리와 운동에만 집착하며 몸만 튼튼히 가꾼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가치를 지향하며 건강한 몸으로 조심조심 열심히 살기!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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