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인종차별? 우루과이 문화야!"…토트넘 전담기자도 깜짝 놀란 '무지+무식'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우루과이 문화라고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화를 떠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19일(한국시간) 본인의 동영상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 발언을 되짚었다. 골드는 남아메리카 출신 기자가 번역한 벤탄쿠르의 당시 발언을 복기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골드 기자는 "이거는 정말 멍청한 발언이다. 악의적이거나 비하의 의도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발언만 놓고 보면 인종차별적인 발언의 형태를 띠고 있다"며 "벤탄쿠르의 말에 따르면 모든 한국인이 똑같이 생겼다는 말이 된다. 어떤 국적, 인종에 대해 말할 때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면 이는 틀림없이 인종차별이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벤탄쿠르의 발언이 나온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벤탄쿠르는 15일(한국시간)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냐고 부탁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괜찮다고 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벤탄쿠르는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올린 사과문에 쏘니는 흔히 사용되는 'SONNY'가 아닌 일본 회사 이름인 'SONY'였다.
벤탄쿠르의 발언을 본 우루과이 팬들은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우루과이에서는 이런 말을 농담처럼 한다는 것이다. 토트넘의 우루과이 팬 계정인 '톰 스퍼'는 "우루과이에서는 나쁜 의도가 전혀 없는 아주 흔한 말이다. 허공에서 무언가를 만들지 말자"며 일을 키우지 말라고 했다.
골드는 이를 반박하며 우루과이에서는 흔한 발언이더라도 이런 발언은 인종차별이라고 못 박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농담으로 넘어가서는 안 될 발언이라는 것이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이 충격적인 이유는 두 사람이 평소 친한 관계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벤탄쿠르가 지난 2022년 1월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였다.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상을 당했을 때 벤탄쿠르가 위로해 줬고 벤탄쿠르가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에서 8개월 만에 복귀했을 때는 주장 손흥민이 누구보다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벤탄쿠르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할 때도 누구보다 가까이서 봤기에 그의 발언이 많은 팬의 비난을 받고 있다
토트넘 구단의 대응도 아쉽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할 때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성명을 발표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상대 구단에도 협조를 구해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대응이 없다.
오히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먼저 입장을 발표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우린 손흥민의 편에 서며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는 우리 경기에서 용납되지 않으며 우리는 당국과 소셜미디어 기업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트넘 팬들도 구단의 대응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팬들은 "왜 구단은 조용하냐? 입장을 발표해라", "구단은 주장 손흥민에 대한 존중이 없다", "토트넘은 아시아를 갈 자격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다음 달 27일 일본 빗셀 고베와의 친선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한다. 이후 한국에 입국해 31일 팀 K리그, 8월 3일 바이에른 뮌헨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트리뷰나, SNS, 토트넘 홋스퍼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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