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육아휴직 급여 월 250만원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오늘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그날까지 범국가적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판교 HD현대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백약이 무효였고 대한민국의 존망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국가 총력전을 벌여서 암울한 미래를 희망차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신설 방침을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의 공식명칭을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하고 “과거 경제기획원처럼 저출생 예산에 대한 사전심의권 및 지자체 사업에 대한 사전협의권을 부여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일·가정 양립과 관련해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월 250만 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등 휴직 초기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육아휴직 급여는 최대 연 20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6.8%인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윤 대통령은 “아빠의 출산 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자녀 나이 8세까지 가능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12세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근로자는 1년간 주당 15∼35시간만 일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2주씩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것”이라며 “육아휴직 근로자를 대신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월 120만원의 대체 인력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육 정책으로는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로 전환해 임기 내 0세부터 11세까지 국가 책임주의를 완성하겠다”며 “임기 내 3세부터 5세까지 아이에 대한 무상 교육·돌봄을 실현하고,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년의 아이들이 원하는 늘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아침 수업시간 전과 정규수업 후부터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에게 다양한 방과후·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출산 가구의 주거 문제를 위한 해법으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출산 가구는 원하는 주택을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결혼 전 당첨 이력을 배제해 추가 청약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특별공급 기회가 생애 한 차례만 부여되는데, 출산 가구는 기존 당첨 이력을 없애겠다는 의미다.
또, 신생아 우선공급 등을 신설해 출산가구 대상 주택 공급을 7만 가구에서 12만 가구로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신혼부부에게 저리로 주택 매입과 전세 자금을 대출하고 출산할 때마다 추가 우대금리도 확대 적용하겠다”며 “청년들이 결혼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결혼세액공제도 추가하고, 자녀세액공제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는 수도권 집중, 높은 불안과 경쟁 압력 등 사회 구조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3대 핵심 분야에만 집중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난제”라며 “지역균형발전정책과 고용, 연금, 교육, 의료 개혁을 포함한 구조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은 HD현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의 안내로 HD현대 사내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신체활동, 종이인형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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