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서 재시작하는 라인게임즈 "IP의 힘 다시 보여줄까?"
라인게임즈의 지난 1년은 재정비의 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라인게임즈의 2023년 실적은 매출 489억 원, 영업 손실은 394억 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영업 손실을 4% 가까이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6년 연속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2016년부터 개발해온 창세기전 IP의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역시 혹평 속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출시 예정작들 역시 차일피일 출시가 밀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재조정의 시간에 들어갔다. 수년간 적자를 내던 제로게임즈, 스페이스다이브 등의 자회사를 정리했고, 올 2월에는 언디셈버를 개발한 니즈게임즈의 지분 70.77%를 전량 블록체인 회사 맥스트에 매각했다.
이와 함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개발한 레그 스튜디오 역시 올 1월 콘솔 개발팀이 해체되었으며, 퀀텀나이츠 등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던 프로젝트 역시 상당수 정리되는 등 라인게임즈의 재정비는 인력과 조직을 가리지 않고 진행됐다.
여기에 지난 3월 슈퍼어썸의 창업자이자 오랜 시간 넥슨에 몸담았던 조동현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박성민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등 경영진 변경도 함께 이뤄졌다.
이 새로운 경영진은 내부 결속에도 나섰다. 사실 라인게임즈는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결별로 인해 많은 불안감이 가중됐던 기업 중 하나였다.
라인게임즈는 라인야후가 지분 전량을 지닌 ‘Z 인터미디어트 글로벌’이 지분 35.66%를 지니고 있으며, 자기 주식 비율은 11.23%다.
이에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부터 시작된 라인야후 사태에 라인 계열사들의 불안감이 가중됐고, 이중에는 라인게임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박성민 대표가 직접 관리자급 인원들에게 직접 설명회를 가져 불안감을 해소하는 등 내부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이렇듯 대내외적인 강도 높은 재정비와 내부 결속 작업은 곧바로 효과를 드러내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넥스트플로어에서 라인게임즈로 출범한 2018년 이후 6년 만에 적자 터널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이처럼 재정비를 통해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판을 짠 라인게임즈는 2024년 자사의 다양한 IP를 활용한 신작을 통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가장 눈에 띄는 IP는 ‘드래곤 플라이트’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몬스터와 장애물을 파괴하며 즐기는 인기 모바일 슈팅게임으로, 2012년 출시 이후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창기 큰 성과를 거두며, 누적 다운로드 3,000만 건을 기록한 라인게임즈의 대표 작이다.
라인게임즈는 ‘드래곤 플라이트’ IP를 활용한 완전 리뉴얼 작업과 함께 신작 1종과 IP 라이센싱 게임 1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중 신작의 경우 개발사 슈퍼어썸을 통해 개발 중이며, 원작의 세계관 및 캐릭터를 계승 발전시켜 방치형과 타이쿤이 결합된 캐주얼 RPG로, 오는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라이센싱 게임인 ‘드래곤 플라이트2’(가칭)는 ‘로한’, ‘씰’의 개발사 플레이위드코리아의 협력사 플레이위드 게임즈가 맡으며, 원작에 충실한 슈팅 게임 장르로 게임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라인게임즈 역시 기존 ‘드래곤 플라이트’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 새로운 그래픽 엔진으로 교체해 퀄리티를 업그레이드시켜 시장의 트랜드에 맞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창세기전 역시 주목할 만한 IP다.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IP는 콘솔 게임인 ‘회색의 잔영’과 미어캣게임즈의 모바일게임인 ‘아수라 프로젝트’로 나뉘어 개발되었다.
이중 콘솔 버전의 경우 시대에 맞지 않는 그래픽과 콘텐츠로 출시 전부터 큰 우려를 받았고, 결국 막대한 손실 속에 개발팀이 해체됐지만, 모바일게임인 ‘아수라 프로젝트’는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라인게임즈 매출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모바일 수집형 RPG로 개발된 ‘창세기전 모바일’은 카툰렌더링으로 제작된 원작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육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 1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매출을 기록 중이다.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5월 베트남 리딩 테크기업 VNG(VNGGAMES)와 ‘창세기전 모바일’의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바 있다.
VNG는 2004년 베트남에서 설립된 현지 최대 테크기업 중 하나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Mobile)’과 ‘리그오브레전드’ 등 다수의 글로벌 인기 게임 퍼블리싱 경험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 퍼블리싱을 통해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모바일’의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다양한 업데이트와 콘텐츠 보강을 통해 서비스를 더욱 견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22년 출시되어 현재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서비스 역시 순항 중이며, 트로트를 활용한 리듬액션 게임 ‘트롯스타(가칭)’를 비롯한 5종의 신작을 개발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위한 IP 육성에 전념한다는 각오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강도 높은 재정비를 통해 라인게임즈는 불필요한 ‘군살’을 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업으로 변화했다”라며, “IP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IP를 지닌 라인게임즈가 어떤 형태로 이를 갈고 닦아 다음 스탭(Step)으로 나설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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