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 시간문제라던데… ‘치명률 52%’ 조류인플루엔자, 인류 위협할까
◇“사람 간 전파 우려 단계 아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꾸준히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초부터 지난 4월 초까지 세계 23개국에서 889건의 인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AI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몰린 것은 올해 3월 미국에서 발생한 인체 감염 사레 때문이다. 젖소에서는 처음으로 AI 감염이 발생한 뒤, 텍사스와 미시간의 젖소 농장 근무자 세 명이 젖소를 통해 AI에 감염됐다. 폐사한 일부 소들을 조직 검사하니 젖을 생산하는 유선에서 AI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됐다.
CDC는 젖소들 사이에 AI가 유행하면 젖소 농장 근무자들이 감염될 위험이 있긴 하나, 일반 대중에 전파될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CDC 관계자는 정부 발표에서 “이번 감염 사태가 일어났다고 해서 CDC가 낮다고 평가했던 AI 바이러스 H5N1형의 대중 전파 위험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세계동물보건기구(WOAH)·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4월 23일 공동으로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에서 사람으로 AI 바이러스 H5N1형이 전파된 사례는 2007년 이후에 확인된 바 없다. 따라서 AI 바이러스 H5N1형의 공중 보건 위험(인간 간 전파 위험)은 낮다고 평가된다. AI 바이러스 중 인체 감염을 주로 유발하는 유형이 H5N1형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사람 간에 전파되려면 바이러스가 호흡기 점막 세포 수용체에 부착하는 능력이 생겨야 하는데, AI 바이러스는 아직 이 능력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초기엔 위협적일 수 있어도 코로나와 상황 달라
다만 사람 간 전파가 시작되면 치명률이 무시 못 할 수준이긴 하다. 현재까지 환자 가운데 463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52%에 달한다. 김우주 교수는 “AI가 팬데믹이 됐을 때의 치명률은 현재 수준에서 떨어지긴 할 것”이라며 “10분의 1로 떨어진다고 치면 5%인데, 팬데믹 초기에는 이 정도 수치만으로도 공중 보건에 상당한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의 경우 지금은 치명률이 약 0.6%지만, 중국 우한에서 처음 출현했을 땐 6% 수준이었다.
따라서 관계 기관이 AI 바이러스 감염 사례와 변이 발생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다행인 것은 배경 상황만 두고 보면 AI가 코로나 19보다 낙관적이다. 팬데믹 초기에 백신과 치료제가 없었던 코로나 19와 달리 AI는 인체용 백신과 치료제 모두 이미 나와있다.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을 보이는 변이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AI가 팬데믹으로 이어지더라도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고, 정부가 이 약을 일정량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EU는 백신 도입, 한국은 검토 중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팬데믹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초기 대응용 AI 바이러스 H5N1형 백신을 구매했다. 미국은 CSL 시퀴러스(CSL Seqirus) 와 480만 회분의 AI 바이러스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U 역시 같은 회사에 66만 5000 도즈의 백신을 주문했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AI가 일반 대중에게 전파될 위험은 낮지만, AI 접촉 위험이 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어떨까.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유행하는 바이러스 변이형에 적합한 백신을 100일 이내에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mRNA 백신 개발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고 말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대항 항원을 생산할 mRNA를 몸에 주입함으로써 면역계가 항체를 생성해내도록 한다. 고전적 방식으로는 백신 개발에 5~10년 걸리지만, mRNA 백신은 개발 기간이 훨씬 짧다. 이에 새로운 변이형이 등장해도 이에 꼭 맞는 백신을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모더나의 첫 번째 코로나 19 mRNA 백신은 개발돼 사용되기까지 1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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