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 러 지원 막으려 모든 일" 日 "안보환경 엄중, 동향 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가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상당한 양의 군수품과 무기를, 이란은 드론을 포함한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우려되는 국가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두고 “만약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강한 관심이 있다면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러시아가 북한, 중국,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뿐 아니라 이란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는지, 또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경제를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나라도 푸틴의 침략 전쟁을 돕는 플랫폼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면밀하게 지켜보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심화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글로벌 비확산 체제 수호,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및 우크라이나 국민 지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게 우려할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중ㆍ러 양국이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정치외교 수단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한 출구임을 거듭 천명한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우리는 푸틴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때 이 메시지를 전달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 국방부 팻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무기를 제공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양국 간 구체적인 협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제 노력에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초점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동맹ㆍ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과 러시아가 급격히 가까워진 데 대해 "북러간 군사적 제휴와 협력 강화 등 일본을 둘러싼 지역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졌다"고 평가하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동시에, 미국·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4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선 북한의 무기 지원에 대한 대가라는 의심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하야시 장관은 이날 "유엔 전문가 패널의 활동 종료는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일본 정부는 북한 대응 논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안보리 결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서유진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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