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귀하게 쓰일 거야"... 동화만큼 아름다운 작가의 삶

우연주 2024. 6. 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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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로 유명한 권정생 작가는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나 가난과 병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 힘겨운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여 그들을 위로하고자 따듯한 동화를 쓰시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다 가신 분이다.

작가의 대표작 <강아지똥> 은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몽실언니> 와 함께 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며 삶의 애환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위로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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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정생 작가의 동화 <강아지똥> ... 세상에 쓸모 없는 건 하나도 없구나

[우연주 기자]

"아니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 동화 <강아지똥>에서 흙덩이가 하는 말    

아동문학가로 유명한 권정생 작가는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나 가난과 병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 힘겨운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여 그들을 위로하고자 따듯한 동화를 쓰시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다 가신 분이다. 

작가의 대표작 <강아지똥>은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몽실언니>와 함께 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며 삶의 애환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위로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작가의 인생이 여실히 담긴 아름다운 한 편의 이야기가 1969년 처음 발표된 이래로 애니메이션, 그림책으로 만들어지며 따스한 사랑의 씨앗을 어린이들의 가슴속에 심고 있다. 
 
▲ 동화 강아지똥 표지 동화 강아지똥 표지
ⓒ 길벗어린이
 
나는 사실 이 <강아지똥> 이야기를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다. 처음엔 그림책이 원작인 줄 알았다. 애니메이션에 들어있는 감나무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되면서 추가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동화책을 읽고 나니, 원래는 작가가 이미 동화 속에 감나무 이야기를 넣었는데 대회에 응모하면서 원고 매수 제한으로 삭제했었다고 한다. 이후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다시 애초에 있던 내용을 살린 것이란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감나무에서 떨어진 가랑잎은 책에서 '삶의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쓸쓸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든, 1년에 한 번 떨어지는 감나무 잎이든, 모든 생명은 저마다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강아지똥은 감나무 잎의 이야기를 듣고 슬퍼하지만, 나중에 민들레꽃을 만나 자신의 쓸모 있음을 발견한다. "너도 귀하게 쓰일 것"이라며 흙덩이가 이야기해 준 위로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의 인생이 눈물겨운 이유... 오두막 살면서 실천한 청빈한 삶 

나는 이런 아름다운 동화를 쓴 작가의 인생이 동화만큼이나 더 아름답고 눈물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경북 영양에 살 때, 집에서 1시간 근처에 있는 작가가 살던 빌뱅이 언덕과 일직면 교회에 가본 적이 있다. 

권정생 작가가 생전에 살던 집은 작은 오두막인데, 너무 작고 볼품없이 보였다. 이 작은 집에 살면서 교회 종지기 노릇을 하면서 한평생 가난하고 외롭게 살다 간 작가의 삶이 숭고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작가는 인세로 남긴 수억 원을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는 데 기부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자신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착한 사람은 바보 취급당하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권 작가는 꿋꿋하게, 모두가 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꿈꾸셨다. 어지럽고 폭력적인 세상 속에서도 참된 삶을 꿈꾼 작가의 메시지는 동화로 남아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별이 되고 빛이 되었다. 

이런 걸 보면, 아무리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힘이 되어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동화 <강아지똥>도, 권정생 작가님도 사람들 사이 오래오래 기억되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비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이 한창인 어느 날,
민들레는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샛노랗게 햇빛을 받고 별처럼 반짝이었습니다.
향긋한 내음이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습니다."

- 동화 <강아지똥> 마지막장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https://brunch.co.kr/@lizzie0220)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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