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 단축, 이강철 감독도 소신 발언 "프리미어12가 중요한가" [IS 수원]
안희수 2024. 6. 19. 16:53
올 시즌 올스타전 브레이크는 예년보다 짧아졌다. 내달 4일까지 정규시즌 일정을 치른 뒤 5·6일 이틀 행사를 소화한다. 7일(일요일) 그리고 원래 휴식일인 8일 쉰 뒤 다시 정규시즌은 9일 재개된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2019년부터 일주일로 늘었다. 전반기 쉬지 않고 달린 각 구단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부담을 줄일 수 배려했다. 지난해는 7월 14·15일 올스타전이 열리고, 16일부터 20일까지 브레이크를 가졌다.
올해 단축 조처에 대해 운영 기구가 내세운 명분은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하기 위해서다. 매 시즌 우천으로 경기 일정이 밀린 전력을 고려한 모양새다.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은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치르기 전 브레이크 기간이 줄어든 점에 대해 어떤 감독도 미리 언지를 듣지 못했다며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올스타전을 만들려면, 충분한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전하지 않는 선수도 후반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나흘이라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요지다.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둔 이강철 KT 감독도 같은 생각을 전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팀 사령탑 자격으로 드림 올스타를 지휘하는 이 감독은 올스타전에 나설 추천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보인다. 선수 입장에선 짧은 휴식기를 다음 시즌을 위해 준비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은 "지금도 여러 구단이 불펜 데이를 하고 있다. 선수층이 얇은 KBO리그의 실정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MLB)처럼 (짧은) 브레이크를 두기 어렵다. 선수 몸값 등 규모도 다르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에 맞는 일정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레이크가 일주일이었던 지난해는 올스타전에 나간 선수들이 내가 봐도 놀랄 만큼 준비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휴식기가 짧으면 그런 것도 어려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팬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휴식기가 올 시즌처럼 짧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국제대회를 위해 일정을 당기고, 휴식기를 줄였다는 명분도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10개 구단이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좋은 컨디션 속에 마치는 것이다. 이강철 감독도 "그게(프리미어12) 더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미 개막을 당기고, 비로 경기가 열리지 못했을 때 더블헤더(DH)까지 치르고 있는 점도 짚었다. 전반기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팀이 많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너무 짧은 휴식기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KT는 18일 기준으로 9위였다.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소신 발언'을 하면 애써 욕을 먹는 것이기도 하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선배인 이강철 감독은 10개 구단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날 KT와 경기를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의 김태형 감독의 시선도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많이 아쉽다"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 왕조를 이끌던 시절, 수 차례 올스타전 사령탑을 맡았던 그는 추천 선수를 확정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었다. 더불어 올스타전이 맥빠진 경기가 되지 않기 위해선 투수들이 진지하게 투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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