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한국 오면 죽인다" 살해 협박이라니…인종차별 큰 잘못, 그러나 이건 아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이건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주장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한국인 팬들이 그의 SNS에 살해 협박까지 하는 등 충격적인 언행을 저질러 향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탄쿠르는 지난 17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2024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하는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프로필 사진을 올렸다. 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뒤에 올린 게시물이라 팬들의 분노로 댓글이 가득 차 있지만 일부 한국어로 된 지나친 댓글이 보인다.
한국 팬들은 "한국 오면 조심해라. 내가 죽여버린다", "우루과이 거지 나라 아님?", "만년 후진국인 잡종 국가가 뭘 알겠냐? 얘네 고등 교육도 못 받을 텐데" 등의 벤탄쿠르를 넘어 우루과이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사건은 발단은 지난 15일이었다. 벤탄쿠르는 15일(한국시간)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냐고 부탁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괜찮다고 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벤탄쿠르는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올린 사과문에 쏘니는 흔히 사용되는 'SONNY'가 아닌 일본 회사 이름인 'SONY'였다
두 선수의 친분 관계가 특별했다는 점에서 많은 팬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둘은 벤탄쿠르가 토트넘에 합류한 2022년 1월 연을 맺었다. 손흥민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상을 입자 벤탄쿠르가 누구보다 먼저 위로해 줬고 벤탄쿠르가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으로 8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복귀하자 주장 손흥민은 누구보다 뜨겁게 안아줬다.
토트넘 게시물도 벤탄쿠르 발언에 대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토트넘 팬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토트넘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구단의 태도가 다른 것은 사실이다. 구단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손흥민이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할 때마다 신속하게 성명을 발표해 손흥민을 보호하고 우리 구단에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고 밝혔다. 상대 구단들도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성명을 통해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조용하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유력 기자 폴 오키프는 토트넘 관계자들이 휴가를 떠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으나 돌아와도 입장을 발표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토트넘의 다음 시즌 일정과 관련된 여러 게시물을 올리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게시물을 어디에도 없다.
토트넘과 달리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먼저 입장을 발표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벤탄쿠르의 사태와 관련해 당국, 소셜미디어 회사와 협력해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토트넘 팬들은 토트넘이 올리는 게시물에 "너네는 아시아 투어를 갈 자격이 없다", "주장 손흥민을 존중하는 게 맞냐? 구단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농담으로 인종차별을 정당화하지 마라" 등의 거센 비판을 내놓고 있다.
토트넘 팬들과 달리 한국 팬들의 날 선 반응은 국가의 이미지와 손흥민 모두에게 좋지 않다. 한국 팬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부당한 일을 당할 때마다 SNS에 살해 협박을 하는 등 도가 지나친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어 많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토트넘은 벤탄쿠르 사건을 뒤로 하고 한국에 와야 한다. 토트넘은 다음 달 27일 일본 빗셀 고베와의 친선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한다. 한국에 입국해 31일 팀 K리그, 8월 3일 바이에른 뮌헨과 차례로 경기를 펼친다.
사진=연합뉴스, SNS, 토트넘 홋스퍼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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