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교회 출석한 압둘라씨는 무슬림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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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북부 피터슨가의 한 건물 지하로 내려가자 영락없는 예배실이 나타났다.
'인종의 용광로'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민족이 모이는 올네이션스교회(All Nations Gospel Community Church·변해성 목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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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국 출신의 다종교 교인들이 모여 복음의 길 찾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북부 피터슨가의 한 건물 지하로 내려가자 영락없는 예배실이 나타났다. ‘인종의 용광로’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민족이 모이는 올네이션스교회(All Nations Gospel Community Church·변해성 목사)였다.
공동체 안에는 멕시코와 콜롬비아, 베네주엘라, 엘살바도르, 콩고, 카메룬, 이라크, 몽골, 필리핀을 비롯해 아프리카 동부 에리트레아처럼 낯선 나라 출신 교인들이 어울려 있다. 이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서 온 무슬림 난민도 교회와 연결돼 있다. 어림잡아 16개국 출신이 이 교회에 모이는데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종교도 다양하다.
쉽게 보기 힘든 다국적 교회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만의 공동체인 한인교회였다.
작은 규모의 한인교회가 어떻게 다민족을 품는 공동체로 변화했을까.
변해성 목사는 “원래 한인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민족과 여러 나라 출신 난민이 많이 산다”면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동네에 있는 우리 교회로 모이기 시작했고 교회도 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 없이 얻은 결실은 아니다.
교회는 ‘다른 종교를 가진 교인’을 위해 거의 매달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교회는 성금요일과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절기 때마다 연주회와 찬양, 드라마, K팝 댄스, 연극 등을 준비해 주민을 초청하고 있다. 교회는 봄·가을 두 차례 바자회도 여는데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여러 종교를 가진 교인들과 함께하면서 어느새 마을잔치로 자리 잡았다.
6월 둘째 주일에 하는 ‘어린이날 행사’와 여름성경학교는 이미 지역에서 정평이 나 있는데 무슬림들까지 준비에 참여하고 있다. 인근 교회들과 협력해 준비하는 이런 행사들은 다민족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면서 장기적으로는 ‘다가온 이웃’을 대상으로 한 선교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지역사회에 교회 활동이 잘 알려져 있다 보니 ‘교회 행사=지역 행사’라는 분위기도 조성됐다고 한다. 행사를 준비할 때면 주민들이 나서서 돕고 결국 교회 문턱을 넘는 식이다.
변 목사는 “교회의 본질이 영혼 구원이자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뒤 함께 예배를 드리고 행사 준비도 하면서 교제하고 있다”면서 “물론 주민들이 세례받고 개종하는 건 아니지만 예수님 중심의 예배를 통해 참석한 이들에게 조금씩 영향을 줘 최근 들어 보슬비 같은 은혜를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실제 세례를 받겠다고 자원하는 이들도 생겼다고 한다. 교회는 이들을 위해 첫 세례교육도 한다.
예배는 이 교회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이다.
변 목사는 “2017년부터 전통적인 한인교회에서 다민족교회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무슬림들이 교회에 나올 때 목숨을 건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그때 기도하는데 ‘너와 성도들은 예배에 생명을 걸고 있느냐’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예배를 모든 행사의 중심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네이션스교회의 도전은 한인교회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변 목사는 “미국의 한인사회도 크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인들만의 신앙 공동체’를 지향해서는 한인교회의 미래가 불투명 하다고 본다”면서 “우리 교회가 정답은 아니어도 다민족사회인 미국의 현실 속에서 한인교회가 다민족을 품는 교회로 변화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시카고(미국)=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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