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회장·의사 부회장…‘남매의 난’아워홈 불안한 미래
부회장은 구미현씨 남편 이영열 전 의대 교수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은 6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구지은 전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지 보름만이다. 그동안 아워홈은 구 전 대표이사의 임시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번 인사로 구 창업주 장녀 미현씨는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구 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대표이사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부회장직에 올랐다.
경영 참여 경력이 전무한 두 사람이 전면에 나선 것은 아워홈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구 신임 회장이 구지은 전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밀어낼 당시 구 회장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을 잡은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도 구 회장은 구 전 부회장과 동반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조직 안팎에서 우려가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 지분을 묶어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구 전 부회장 측과 투자자들의 아워홈 가치에 대한 인식 간극이 크다. 구 전 부회장과 구 회장 지분이 57.84%로 과반이 넘지만 구 전 대표이사와 셋째 구명진 씨 지분도 40.27%에 육박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한 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들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하는데 구 전 대표이사 등이 주식을 사겠다고 나서면 과반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투자자들이 쉽게 나설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번 인사로 구 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임명된 이영표 신임 경영 총괄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 총괄사장은 “회사 안정을 위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단행한 대대적 조직개편을 하지 않고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기를 시작한 구 회장과 이 부회장은 따로 메세지를 내놓지 않았고 통상적으로 공개하는 경영진 프로필 사진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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