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회장·의사 부회장…‘남매의 난’아워홈 불안한 미래

김범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andreaskim97jun@gmail.com) 2024. 6. 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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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자학 창업주 장녀 미현씨 대표이사 회장 취임
부회장은 구미현씨 남편 이영열 전 의대 교수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출처=연합뉴스)
구지은 임시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오던 아워홈이 신임 대표이사로 故 구자학 창업주 장녀 미현씨를 선임했다. 구 신임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아워홈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매각이 쉬운 것은 아닌만큼, 매출 2조원에 달하는 아워홈 운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은 6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구지은 전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지 보름만이다. 그동안 아워홈은 구 전 대표이사의 임시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번 인사로 구 창업주 장녀 미현씨는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구 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대표이사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부회장직에 올랐다.

경영 참여 경력이 전무한 두 사람이 전면에 나선 것은 아워홈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구 신임 회장이 구지은 전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밀어낼 당시 구 회장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을 잡은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도 구 회장은 구 전 부회장과 동반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조직 안팎에서 우려가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 지분을 묶어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구 전 부회장 측과 투자자들의 아워홈 가치에 대한 인식 간극이 크다. 구 전 부회장과 구 회장 지분이 57.84%로 과반이 넘지만 구 전 대표이사와 셋째 구명진 씨 지분도 40.27%에 육박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한 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들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하는데 구 전 대표이사 등이 주식을 사겠다고 나서면 과반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투자자들이 쉽게 나설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번 인사로 구 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임명된 이영표 신임 경영 총괄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 총괄사장은 “회사 안정을 위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단행한 대대적 조직개편을 하지 않고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기를 시작한 구 회장과 이 부회장은 따로 메세지를 내놓지 않았고 통상적으로 공개하는 경영진 프로필 사진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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