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사라졌어요"…저출산 수혜주, 실체 짚어보니 [엔터프라이스]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데, 얼마나 심각한 걸까요? 지금 인터넷에서 접속해서 졸업한 초등학교를 검색해보면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 정보인데요. 제가 다닐때만 해도 2천 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채 300명이 되질 않습니다. 전교생 수가 당시 한 학년보다 적은 셈이죠.
실제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2000년엔 60만 명이 넘었지만, 2010년엔 47만명, 지난해엔 23만명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죠.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저출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인데요. 이를 앞두고 주식 시장에선 관련 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하락 중인 테마주들, 어떤 기업들인지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부가 저출산 범부처 대책을 곧 발표합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저출산 대책 관련해 정부 발표가 있을 때마다 시장도 반응을 보이죠. 어떤 기업들이 주로 주목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까요.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반적으로 시장에선 정책 발표를 앞두고 육아용품, 유아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테마주로 주목받죠. 특히 이번 정책은 부모의 돌봄 시간 확대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이는 만큼, 테마가 확산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우선 저는 오늘 이 중 거래량이 많은 꿈비, 아가방컴퍼니를 짚어드리려고 하는데요. 두 기업 모두 아이들에게 필요한 옷이나 매트 같은 유아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이고요.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 시장에서 나오는 기업입니다.
꿈비부터 살펴보면, 아기 침대나 매트, 스킨케어 용품들을 판매하는데요. 특이한 게 전체 매출에서 커피 유통 매출 비중이 가장 큽니다. 꿈비가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도 진행 중인데요. 이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47%로 유아용품 매출에 비해 더 큽니다. 그리고 아가방컴퍼니는 1979년 출범한 기업으로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기업입니다. 디즈니 베이비나 에뜨와 같은 유아 의류 브랜드가 있고요. 젖병 소독기 같은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꿈비와 마찬가지로 매출의 약 97%가 내수 시장에 편중된 모습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두 기업 모두 시가총액이 1천억 원에서 2천억 원 사이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는 기업들인데요. 오늘도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데, 변동성 속 중심을 잡으려면 실적이 중요하죠. 정 기자, 이 기업들의 실적은 최근 어땠습니까?
<기자> 먼저 꿈비부터 보면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는데요. 올해 1분기에도 적자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신제품 연구 개발을 위해 판관비를 선제적으로 지출한 영향으로 보여지고 있고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었는데, 유아용품 보다는 커피 유통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꿈비가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요. 주요 주주들이 장내 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부 임원을 비롯해 대표이사와 친인척 등도 장내 매도를 통해 주식을 팔고 있는데요. 주주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겁니다. 다음으로 아가방컴퍼니도 짚어보면, 2020년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860억 원을 넘기며, 현재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치까지 올라왔거든요.
여기서 실적을 통한 기업분석 팁을 드리면요. 보통 금융투자업계에선, 매출 같은 지표보다는 이익에 초점을 둡니다. 매출은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 스타트업이나 초기 기업을 평가할 때 주로 쓰고요. 오늘 살펴본 유아용품 같은 필수 소비재, 그리고 내수 시장에 치중된 기업은, 시장에서 높게 쳐주면 PER 10배 정도까지 보거든요. 성장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면 6~7배까지도 낮춰 잡고요. 이 기업들의 경우엔, 낮아지는 출산율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니, 해외 시장 개척이나 다른 시장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할텐데요. 꿈비가 커피 유통을 하는 것도 비슷한 전략이겠고요. 유아용 영양식을 만들던 회사가 시니어용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소식 어떻게 한 줄로 정리해 볼까요?
<기자> "길게 봅시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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