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짐이 보인다” 국어책에 “누굴 조져요”… 교사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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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의 국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4년 만에 배 이상 뛰었고, '보통학력 이상'으로 분류됐던 학생 비율도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분석 결과를 보면, 중3의 국어 과목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19년까지만 해도 82.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61.2%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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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어휘도 이해 못해 촌극
교육부 “문해력 저하에 교사들 어려움”
“조짐이 보인다구요? 누굴 조진다는 건데요”
“사생대회요? 죽고 사는 대회인가요”
“유선상으로 연락하라구요? 유선상씨가 누군데요”
중·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의 국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4년 만에 배 이상 뛰었고, ‘보통학력 이상’으로 분류됐던 학생 비율도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생들의 국어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악화했다. 이 평가는 교육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조사로, 중3·고2 전체 80만2712명 중 3.1%인 476개교 2만470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중3의 국어 과목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19년까지만 해도 82.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61.2%로 급감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같은 기간 4.1%에서 9.1%로 배 이상 늘었다.
고2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77.5%에서 52.1%로 내렸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3.6%에서 8.6%로 증가했다.
국어 능력 저하에 따른 부작용은 교육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중·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되는 단어조차 모르는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호소한다.
교사들 경험을 종합하면, 학생들은 ‘물이 차오른다’는 문구에 “물을 어떻게 발로 차올려요”라고 묻고, ‘조짐(兆朕)이 보인다’는 문구를 읽고 “누굴 조진다는 거예요. 욕하는 거예요?”라고 반문한다. ‘금일(今日)’을 ‘금요일(金曜日)’로 오해하고 ‘유선상(有線上)으로 연락하라’는 말에 “유선상씨가 누군데요”라고 되묻는 촌극도 널리 알려진 사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국어 문해력에 대해 (교사들이 지도에 있어) 어려움이 있어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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