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레바논 공격 승인...헤즈볼라와 전면전 치닫나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하면서 양 측 간의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역내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작전 계획 승인이 북부 사령관 오리 고딘 소장과 작전참모 오데드 바시우크 소장이 전황 평가 회의를 진행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히면서, 최고 사령관들은 지상군 준비 태세도 서두르기로 했다고 알렸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키리야티 예비군 기갑여단, 226 예비군 공수여단이 레바논 내 전투를 가정해 2주간 훈련을 마쳤다고 발표했었다.
친(親)이란 세력인 헤즈볼라는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이스라엘 북부를 지속해서 공격해왔는데, 최근 들어 교전이 한층 격렬해졌다. 특히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 탈렙 압둘라가 사망하면서, 헤즈볼라가 로켓을 수백 발 쏘는 등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로 인해 "양측의 전면전은 시간 문제"(뉴욕타임스)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이 벌어질 시 양측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의 병력과 화력은 하마스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정교한 방공 시스템을 빠르게 무력화하고 대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로켓·미사일을 최소 13만 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군 기지는 물론 필수 인프라를 모두 무너뜨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병력 규모는 최대 1만 명으로 파악되며, 시리아 내전에 이란과 함께 참전해 상당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FP는 "헤즈볼라 역시 하마스처럼 민간인 거주지역 깊숙이 자리 잡은 탓에 '민간인 사상자 발생'이 이스라엘에 부담이 될 것"이라 짚었다. 지리적으로 고립된 가자지구와 달리 헤즈볼라는 이란·이라크·시리아를 통해 얼마든지 무기와 보급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에겐 불리한 면이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백악관 중동문제 보좌관을 특사로 보내는 등 양 측의 다툼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걸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헤즈볼라와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호치스타인 특사는 17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찾았다. 그는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며 외교적 해결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블링컨, 무기 공급 제한 철회 약속"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미국 정부가 무기 공급 제한을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이스라엘에 방문했을 당시 우리는 진솔한 대화를 나눴으며, 그는 무기 제공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라파를 공격할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고, 미 정부는 지난달 초 이스라엘에 일부 무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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