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145m' 괴력으로 20호 쏜 오타니, 홈런 공동 1위 복귀...'9회 오심+7득점' 다저스는 3연승 질주

차승윤 2024. 6. 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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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4년 연속 20홈런에 성공했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기어코 홈런 공동 1위에 복귀했다. 4년 연속 20홈런을 이어가며 변함 없는 '클래스'를 증명했다.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1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9호포를 친 지 이틀 만에 20호 고지에 오르면서 개인 4년 연속 20홈런을 6월이 채 끝나기 전에 달성했다.

이날 다저스는 대역전극을 거두며 승리했는데, 오타니의 홈런이 그 시발점이었다. 오타니는 팀이 2-7로 끌려가던 6회 초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앞 두 타석은 모두 안타를 때리지 못했던 그가 이번엔 담장을 넘겼다. 오타니는 콜로라도 선발인 오스틴 곰버와 세 번째 승부에서 3구째 135㎞/h 몸쪽 낮게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그대로 퍼 올렸다.

19일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이기에 타구는 멀리 뻗어가며 담장을 넘어갔다. 타구 속도 182㎞/h에 달한 홈런포는 비거리로 무려 145.1m를 기록했다. 올 시즌 오타니의 최장 기록. 개인 커리어 최장 기록은 지난해 7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때려낸 150m다.

오타니의 홈런은 다저스 역전의 시발점이었다. 다저스는 7회에도 한 점을 쫓아갔으나 점수 차를 쉽게 좁히진 못했다. 콜로라도도 6회 말과 7회 말 한 점씩을 다시 달아났다. 

좁혀지지 않던 5점 차는 9회 초 일시에 사라졌다. 잠잠했던 다저스는 선두 타자 앤디 파헤스의 볼넷, 후속 미겔 로하스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후 미겔 바르가스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베테랑 제이슨 헤이워드가 대타로 나섰다. 그가 구원 투수 타일러 킨리를 상대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킨리가 몸쪽 낮은 코너를 집요하게 던지자 6구째 조금 더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통타한 게 성공했다.

이제는 한 점 차. 역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오타니가 힘을 보탰다. 헤이워드의 바로 다음 타자였던 오타니는 교체돼 올라온 빅터 보드닉의 3구째 몰린 체인지업을 가볍게 때려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동점 주자가 나가자 콜로라도도 긴장했다. 오타니의 후속 타자 윌 스미스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오른손 보드닉은 최우수선수(MVP) 출신 '왼손' 프레디 프리먼을 거르고 '오른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선택했다.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AP=연합뉴스

9회 오심으로 살아난 후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AP=연합뉴스

고의 볼넷 작전은 성공이었지만 실패했다. 에르난데스에게 1볼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보드닉은 머리 높이 하이 패스트볼로 에르난데스의 체크 스윙을 이끌었다. 헛스윙 삼진으로 경기가 끝났어야 했지만, 1루심의 판정은 노 스윙.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이 격렬히 항의하다 퇴장당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 판정 하나가 경기를 뒤바꿨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에르난데스는 2볼 2스트라이크 때 들어온 보드닉의 직구 실투를 밀어서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눈앞에서 팀의 억울한 역전 허용 타구를 지켜본 콜로라도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는 1루심 쪽을 바라보며 격렬하게 분노를 표했다.

<yonhap photo-5068=""> 19일 승리 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디 파헤스(가운데) 제이슨 헤이워드(오른쪽)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yonhap>

오심이 더해지긴 했지만 다저스로서는 9회 7득점을 쏟아내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만든 셈이 됐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며 46승 29패를 마크하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승차는 9경기에 달한다.

전날 MLB 공식 홈페이지 MLB 닷컴 전문가 투표를 통해 NL 후보 1위에 오른 오타니는 이날 활약으로 자신의 수상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이날 시즌 20호 홈런을 채운 오타니는 2021년 개인 첫 MVP를 수상한 시즌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이뤘다. 4년 동안 때린 홈런이 총 144개에 달한다.

오타니 쇼헤이는 홈런 공동 1위에 복귀한 가운데 타율, 타점, 득점 등 주요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AP=연합뉴스

20개를 채우면서 NL 홈런 리더 마르셀 오즈나를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5월 중순 이후 빈타에 시달렸던 그는 홈런 공동 1위에 도달한 가운데 타율 0.316 (NL 4위) 출루율 0.388 (NL 6위) 장타율 0.608 (NL 1위) OPS 0.996 (NL 1위) 57 득점 (NL 1위) 49 타점 (NL 5위) 20홈런 (NL 공동 1위) 91안타 (NL 2위) 20 2루타 (NL 공동 3위)로 타격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은 오타니의 MVP 모의 투표 1위 이유로 고르게 뛰어난 타격 지표를 꼽았는데, 19일 활약이 더해지며 이 장점이 더 빛을 발하게 됐다.

오타니가 올해 MVP를 탈 경우 여러 발자취를 남기게 된다. MLB 역사상 없었던 지명타자 MVP에 오를 수 있고,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두 번째 양대 리그 MVP로도 남을 수 있다. 다저스 선수로는 2019년 코디 벨린저 이후 5년 만의 MVP를 노리는 중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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