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 유튜버 잔혹 살해…"죽일 마음 없었다" 계획범죄 부인

지난달 9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홍모씨가 경북 경주에서 붙잡혀 부산 연제경찰서에 압송되는 모습. 송봉근 기자

대낮에 법원 앞에서 평소 갈등하던 유튜버를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유튜버가 첫 재판에서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며 계획적인 범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9일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의 피고인 홍모(56)씨 측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보복할 목적은 존재하지 않았고 상해의 고의로 찔렀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홍씨가 흉기로 피해자의 등과 가슴을 여러 차례 찌른 사실을 두고 “이 정도면 정말 살인의 고의가 없는 게 맞냐” 따져 물었지만, 홍씨 측은 다시 ”죽이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을 마치자 피해자 가족은 “내 동생 살려내, 이 살인자야”라며 “이게 보복이 아니면 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홍모씨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글. 사진 유튜브 캡처

홍씨는 지난달 9일 오전 9시 52분경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 법조타운 한복판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던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다.

두 사람은 비슷한 콘텐트로 방송하며 지난해부터 서로를 비방해 200건에 이르는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등 갈등해 왔다.

사건 당일에도 홍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상해 혐의로 고소한 재판에 참석해 진술하지 못하게 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