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모집난에…총장들 “등록금 인상보다 외국인 유치가 고민”
대학 총장들의 올해 관심 영역 1~3위가 정부 재정지원 사업, 신입생 모집, 외국인 유학생 유치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이 입학 후 학과를 선택하는 무전공(자율전공선택제) 확대를 앞두고 교육과정 개편도 관심사 4위에 올랐다. 꾸준히 인상 요구가 나왔던 등록금 이슈는 지난해 3위에서 올해 6위로 밀렸다.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 같은 내용의 총장 대상 설문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됐으며, 회원교 190곳 중 131곳의 총장들이 답변했다.
“올해 무전공 입학·글로컬 사업 골머리”
올해는 지난해 공동 6위였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이 각각 3·4위로 상승했다. 한 지방 국립대 총장은 “재정 압박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재정 지원 사업을 따 내거나 신입생을 늘리는 일인데, 학령인구 감소·수도권 집중화 구조 속에서 결국 대안은 외국인 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총장은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 일환으로 각 대학이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고, 또 글로컬사업으로 통폐합 과정을 거치려고 하면서 입학 및 학사 구조를 급격하게 바꾸다 보니 총장들 모두 골치가 아팠을 것”이라며 “학생들을 위한 일이지만 결국 대학이라는 조직이 살아남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3위였던 ‘등록금 인상’은 5위 밖으로 밀렸다. 지난 2009년부터 15년째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가 이어져온 만큼, 매해 대학들은 만성적인 재정 부족을 토로하며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바 있다. 설문에 응답한 한 지방 사립대 총장은 “수차례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결국 동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학이 살기 위한 다른 활로를 찾기 위해 다들 동분서주하는 상황”이라며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지만 당장 대학들 발등에 떨어진 재정 위기 불부터 꺼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
AI 전혀 활용 안 하는 대학도 10개교
같은 설문 조사에서 국내 대학의 인공지능(AI) 활용 현황을 물은 결과, 절반 이상의 대학에서 AI 관련 수업을 개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AI 활용 현황에 대해 ‘생성형 AI 관련 수업 개설’이라고 응답한 총장은 58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44.3%에 불과했다. 그 뒤를 ‘챗봇’(41.2%), ‘연구 및 데이터 분석’(37.4%) 등이 이었다. AI를 대학에서 ‘전혀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대학도 10개교(7.6%)였다.
대교협 측은 “설문에 응답한 대학 총장의 대부분(109개교, 83.2%)이 생성형 AI가 미래 대학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낙관했지만, 생성형 AI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는 대학은 131개 중 33개교(22.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 대교협 하계대학총장 세미나에서 박상규 대교협 회장(중앙대 총장)은 “AI, 로봇, 빅데이터 솔루션 등 새로운 혁신기술을 위한 인재양성의 시대적 수요에 맞춰 교육여건과 교육과정, 교육방법 등 대학 경영의 모든 요소에서 변화와 혁신의 시대적 요구를 받고 있다”며 “대학들이 미래사회 핵심인재 양성과 신기술 개발의 선봉에서 지역사회의 문화, 경제, 산업 모든 분야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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