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폭염에 10명 숨진 경북..."올해 평년보다 덥다" 예보에 긴장
폭염이 6월 중순부터 기승을 부리자 경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에서 폭염 속에 밭일하다 숨진 사망자만 10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온열질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9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 대책 기간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야외 활동을 하다 숨진 사망자는 25명이다. 경북이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농업 활동을 하다 숨졌다. 이 중 질병관리청 분류에 따라 온열질환 사망자는 4명이다. 나머지는 폭염으로 쓰러지긴 했지만 온열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해 일반 사망자로 분류했다.
온열질환이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럼증·근육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온열질환자는 연평균 170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논·밭·비닐하우스에서 연평균 16.1%인 275명이 발생했다. 발생 시간의 절반 이상(51%)이 낮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름 평년보다 덥다” 예보
특히 기상청이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은 많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온열질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상청이 최근 내놓은 ‘2024년 3개월(6~8월)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비도 더 많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낮을 확률은 20%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가 한국 등 12개국 기상청의 기후예측모델을 종합해 내놓은 전망에서도 한국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74~80%에 달했다.
대낮에 나 홀로 농작업은 위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TV·라디오, 재난 문자 등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챙 넓은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하며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2인 1조로 농작업을 해야 한다.
또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농작업을 피하고 시원한 물을 자주 마시며 논·밭 등 야외 작업장에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막·차광막을 설치해 규칙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 상태를 살펴 농작업을 해야 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시원한 장소로 신속하게 옮겨야 한다. 이어 옷을 헐렁하게 하고 몸을 시원하게 한 뒤 수분을 섭취하게 한다. 하지만 의식이 없으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를 마시게 하지 않도록 한다.
경북도, 온열질환 예방활동 나서
경북농업기술원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농업인 교육을 통해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위촉한 ‘농업인 안전리더’ 활동과 카드뉴스 등을 통해 여름철 안전한 농작업 활동 수칙과 주의사항도 알릴 계획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경북도는 과장급 이상 직원으로 순찰대를 편성했다. 이들은 현장에 달려가 낮 시간대 농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당부하고 폭염 대처 요령 등을 알렸다. 올여름도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면 순찰대를 가동하기로 했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온열질환은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며 “농작업 시 농업인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농업인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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