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변동폭 확대 1년…기관만 돈 버는 IPO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공모가의 4배(400%)까지 확대한 지 1년이 지났다.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확대한 이후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 물량만 확보하면 상장 당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빠질 수 있는 기관은 공모가 희망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인수가격을 제시한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상장사 주가 흐름을 놓고 보면 공모가 부풀리기가 오히려 IPO 시장 신뢰를 떨어트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장 당일 급등해 공모주 투자자 수익
적정가격 조기 발견 제기능 못해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공모가의 4배(400%)까지 확대한 지 1년이 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적정가격 조기 발견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다.
라메디텍이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1만6000원 기준 시가총액 1384억원 규모의 신규주는 상장 첫날 거래대금 1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33%에 불과하다. 하루 만에 거래 가능 주식 수의 11.5배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2012년 설립한 라메디텍은 초소형 고출력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미용·의료기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9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212.5% 오른 5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2만3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가는 31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투자자는 37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관의 평균 매도가는 4만7100원으로 공모가 기준 평균 수익률 194%를 기록했다. 기관은 신주 95만7220주를 배정받았고 66만6400주를 상장 당일 처분했다. 개인 평균 매수가격이 3만6700원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 손실률은 -33%에 달한다.
라메디텍 공모가 확정 과정을 보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2278곳에 달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1만400~1만2700원을 넘어선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99.5%에 달했다. 1만6000원에도 신주를 인수하겠다고 한 기관만 2200곳이 넘는다. 희망범위 상단인 1만2700원 대비 26% 비싼 1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이유다.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그리드위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은 상장 당일 그리드위즈 주식을 1175억원어치 사들였고 평균 수익률 -38%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97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공모가 기준 수익률 68%를 달성했다. 지난달 23일 상장하는 날 공모가 대비 288% 올랐던 노브랜드 주가는 한 달 만에 60%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1년 동안 신규 상장한 새내기 종목의 주가 흐름은 '상장 첫날 급등 이후 하락'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확대한 이후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 물량만 확보하면 상장 당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빠질 수 있는 기관은 공모가 희망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인수가격을 제시한다.
감독당국도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9일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었다. IPO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 관계자도 참여했다. 공모가 산정 관련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관사마다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랐다.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실적 추정치가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가 'IPO 공모가격 결정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는 내부 기준을 세우기로 했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상장사 주가 흐름을 놓고 보면 공모가 부풀리기가 오히려 IPO 시장 신뢰를 떨어트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주관사 역할도 중요하지만 수요예측 절차 개선이 시급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배만 불리는 IPO 시장이 되지 않도록 장기 투자자를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