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 강조한 Fed, 관망 모드?..."금리 인하해야" 주장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점도표' 공개 이후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신중론을 쏟아내고 있다. 한두 번의 지표로는 판단이 어렵다며 일종의 '매파적 관망 모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들에서 고무적인 수치가 확인되고 있어 하반기 중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인된다.
입모는 Fed 당국자들 "더 많은 증거 필요"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공개 발언에 나선 Fed 당국자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전망에 대해 강력한 가정을 배제하면서 과거보다 관망하는 접근 방식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가 남아있는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시그널인 셈이다.
Fed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폭스비스니스에 출연해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결정은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상황, 인플레이션 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또한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2% 물가안정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선 몇달 간의 지표를 더 확인해야 한다"고 신중한 행보를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지표를 살피고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유연한 위치에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우리는 분명히 인플레이션의 이면에 서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속성, 확장 추세가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를 환영하면서도 "변동성이 크기에,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또한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올 한해 동안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콜린스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얼마나 많은 완화(금리 인하)가 적절한지에 대한 내 견해가 축소됐다"고 확인했다.
"최대 몇분기 지연될 것" vs "하반기 인하해야"
이날 발언에 나선 당국자 중 가장 매파적 색채를 드러낸 것은 연초 취임한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다. 그는 "인하가 적절하다고 확신하기 전에 인플레이션 둔화, 수요 완화, 공급확대 상황을 살펴야 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몇 달이 걸릴 것이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분기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특히 무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정체되거나 역전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살렘 총재가 자신의 금리 전망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의 연설 내용을 보면 올해 금리 인하가 1회 또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당국자 중 한명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또한 "인플레이션이 최고 수준에 비해서는 확연히 둔화했으나, 실업률이 여전히 4%에 불과하다"면서 "2% 도달을 위해 더 많은 고통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 역시 금리 인상 카드까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 업데이트를 통해 올 연말 금리 전망치를 기존 4.6%에서 5.1%로 상향한 상태다. 이는 현재 5.25~5.5%인 금리가 연말까지 한차례 인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초 3차례 인하 전망에서 뒤로 물러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날 공개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발언은 가장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라는 평가다. 쿠글러 이사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경제 여건이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올 하반기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배런스는 "이러한 불협화음은 경제지표가 명확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가운데, 데이터 의존적인 Fed의 상황을 반영한다"면서 "몇달내 이러한 상황이 바뀔 것 같지 않다. 2024년 Fed의 게임은 '기다려 보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70%가량 반영 중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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