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한동훈 출마' 카운트다운, 국힘 전대 전망
현역 중진 나경원·윤상현도 출마 검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선언 시기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다음달 23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당내에서는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이 가시화되면서 여권 내에서는 한동훈 견제론도 분출하고 있다. 이변이 일어날지도 주목된다.
한동훈 출마하나?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1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주말(22~23일)이나 내주 초에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국민의힘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자를 접수한다고 발표했다. 19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소집하고 이를 확정한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후보자 접수 직전에 출마 여부를 발표할지, 후보자 접수 기간에 발표할지만 남았다. 다만 전당대회 후보 등록 직전인 오는 23일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향후 당대표가 되면 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것이라는 게 여권 내 중론이다. 현재 한 전 위원장과 친한계 의원들은 국회 인근 건물을 대상으로 캠프 사무실을 알아보는 한편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등 한 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가 될 후보군을 접촉해 역할을 의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김형동·김예지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등이 꼽힌다.
한동훈 대항마로는 누가 거론되나…출마하나?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이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원외 인사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에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나·윤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출마 가능성이 높다. 나 의원은 최근 가까운 당 내외 인사들에게 출마 결심을 밝히며 협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 본인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많은 분과 의견을 나누고 논의하며, 마지막 고민의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라고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올 거면 비상대책위원장을 왜 사퇴했나" "2027년 대통령 선거에 나가지 않고 임기를 채울 생각인가"라고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꾸준히 당권·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던 안철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전 장관도 지난 4·10 총선 이후 한 전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난 것을 제외하면 잠행 중이다.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패한 것을 고려하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친윤 vs 친한, 대결 구도 되나?
친윤(친윤석열)계가 특정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줘 '한동훈 독주'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친윤 대 친한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총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러 차례 불화설을 겪은 데다 총선 패배를 이유로 친윤계 의원들이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하는 흐름이다. 친윤계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지난 17일 '어대한'이란 표현에 대해 "그건 당원을 모욕하는 말이다.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 전 위원장이 당원 조직력이 없는 만큼 친윤계가 당내 중진 중 내세울 만한 후보를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다만 정권 심판론 속에서 친윤계 의원들이 직접 당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보다는 나 의원에게 힘을 싣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선거에 친윤계가 출마하는 것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당이 비상 체제로 전환되는 만큼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전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윤계 최고위원 후보로는 신동욱·조지연·김민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전대 구도 어떻게 될 것 같나?
전당대회 투표가 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비율 8대 2로 정해지면서 당원 지지가 높은 한 전 위원장이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 17일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무선 전화 인터뷰·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다음 인물 중 누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유 전 의원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전체의 29%, 한 전 위원장은 27%, 안 의원 10%, 나 의원 9%, 원 전 장관 6% 순으로 나타났다. 오차 범위 내 접전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는 한 전 위원장 59%, 원 전 장관 11%, 나 전 의원 10% 순으로 한 전 위원장이 크게 앞섰다. 당대표에 불출마한 안 의원의 표를 누가 가져가느냐, 후보 간 단일화 여부에 따라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여권 내 인식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대를 보는 당 안팎 반응은?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흥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애초 전당대회의 관심도를 높이고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 위해 파리하계올림픽, 민주당 전당대회 시기보다 앞선 시기로 조율해왔다. 총선에서는 패배했지만 당 개편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 2026년 지방선거를 도모해보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서 전당대회가 주목받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전당대회까지 한 달 넘게 남은 상황이라서 이변이 나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면서도 "시작부터 일방적이라서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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