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줄 알았는데…도심 ‘노방전도’ 불지핀 신학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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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 교차로 인도 한켠.
한 눈에도 노방전도가 진행 중인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평일 대낮에 그것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노방전도를 펼치는 주인공들은 인근에 위치한 백석신학대학원 소속 동아리 '쇼파르' 회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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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3차례 방배역 전도, 4명→50여명 동참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 교차로 인도 한켠. 30도가 넘는 땡볕 아래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눈과 귀가 쏠렸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같은 성경 구절이 적힌 피켓들도 눈에 띄었다. 한 눈에도 노방전도가 진행 중인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평일 대낮에 그것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노방전도를 펼치는 주인공들은 인근에 위치한 백석신학대학원 소속 동아리 ‘쇼파르’ 회원들이었다. 쇼파르는 백석신대원 1학년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모인 노방전도 동아리다. 이들은 매주 화·수·목요일에 모여 1시간 넘게 방배역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전도 활동이 벌써 4개월째다. ‘쇼파르’라는 명칭은 히브리어로 ‘나팔’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나팔수가 되자는 소망을 담았다.
노방전도의 시작은 미약했다. 입학식을 앞둔 지난 2월 말 학교에서 개최한 영성 캠프에서 만난 신입생 네 명이 “학교 앞 방배사거리에서 전도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모임을 결성한 쇼파르 회장 정제욱(40) 전도사는 “신천지 등 이단들이 전도를 전유물을 삼는 시대에서 노방전도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며 “하지만 위축된 노방전도자들을 응원하고 함께 생명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노방전도 동참 학생들은 4명에서 현재 50명으로 불었다. 수치상으로만 12배나 불어난 셈이다.
방배역은 주변 시민들과 근처 백석대신대원 학생들로 늘 붐비는 장소다. 쇼파르는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예수님 믿으세요”라 는 말과 함께 음료와 성경을 나눠주기도 한다. 지난달부터 전도에 동참한 이진설(32) 전도사는 “서원 기도로 신대원에 왔지만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었다”며 “쇼파르의 전도 열정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져 동참했는데 머리로만 알던 하나님을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노방전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자발적인 참여방식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사전에 카카오톡 등 SNS로 소통하며 전도 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등하교 중에 잠깐이라도 들러 전도에 동참하기도 한다. 전도 방식도 다양하다. 전도 활동 시작·마침 기도 정도만 둘 뿐 노방찬양, 성경 말씀 선포, 개인 간증, 설교 등 여러 방식으로 이어진다.
물론 감수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이번 학기만 45차례 정도를 진행해왔는데 주민들의 소음유발 신고로 경찰이 찾아온 적도 있고 사전 집회신고를 빼먹어 현장체포를 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 정 전도사는 “지금은 매번 집회신고를 하고 소음에 주의하며 전도한다”며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행인 중에는 커피나 바나나 같은 간식을 건네는 분도 있다. 하나님께서 노방전도를 기뻐하시는 걸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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