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특색 살리고 지역 어울리는 디자인 연구해야"

윤종은 2024. 6. 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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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의 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

[윤종은 기자]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동영 국회의원실 주관과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한국의 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공공디자인포럼' 창립 심포지엄이 열렸다.
ⓒ 윤종은
 
공공디자인은 일반 공중을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공공기관이 조성·제작·설치·운영·관리하는 공공시설물 등에 공공성과 심미성 향상을 위해 디자인하는 행위 및 그 결과물을 가리킨다.

또  '공공디자인법'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공공성과 심미성 향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을 가리킨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디자인의 진흥 및 통합관리를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필요한 재원의 확충과 운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문화적 공공성과 심미성이 우수한 공공디자인은 선정·시상될 수 있다.

18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동영 국회의원실 주관과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한국의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공공디자인포럼' 창립 심포지엄이 열렸다.

디자인계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포럼 창립 동인들은 포럼 창립 취지문을 통해 "현재 정말 한심하고 걱정스러운 한국의 공공디자인을 개선하고 혁신하기 위해 모였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국가의 전체 외관과 부분의 재설계, 좋은 디자인 조례 운동, 미관 영향 평가, '디자인 도시 지수' 개발, 재생 건출물 선정, 공공디자인 학교와 박람회 구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국의 도시설계자와 조례 제정자의 관심 전환과 미학적 노력이 절실하고 지역들의 디자인 철학과 전일적 이미지가 세워지고 조례화되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은 국가의 격이자 경쟁력이며, 자연과 사람이 살아있고 돋보이는 우아한 '한국 디자인'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좋은 디자인은 국가 경쟁력"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 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공공디자인포럼' 창립 심포지엄에서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보고 있다.
ⓒ 윤종은
박진배 뉴욕 FIT 교수는 '시골의 맛 : 지방의 경쟁력과 문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1980년대부터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공공디자인은 오늘날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며 "공공디자인 관련 접근성과 물리적 편리성, 포용성과 다양성, 시각적 미, 자연과의 접촉, 안전과 치안 관리, 경제적 가치 창출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공장소는 물리적으로 타인들과 연결된 공간이어서 당연히 권리와 의무, 예의가 동반된다. 도시의 문화적이고 민주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높은 시민의식, 환경에 대한 존중, 사람에 대한 예의와 공중도덕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그 공간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문화적 슈퍼 타운으로 등극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방의 경쟁력과 문화에 대해 유명한 영화나 책 속에 등장하는 '작고 아름다운 마을'의 사례를 들면서 "작은 마을에는 장점이 많다. 우선은 자연에 가깝고  느린 삶의 속도, 친밀한 지역사회의 정서, 사람들의 환대와 친절함 등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작은 마을, 시골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선진국의 공통된 정책이다"며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지역의 색채, 질감, 자연과의 조화가 시작이고 깨끗함은 기본이다. 마을의 매력과 전통적 가치를 보존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저급한 테마마크 대신 지역 풍토와 어울리는 생태친화적인 환경 구성에 대한 새로운 계획과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유명 벚꽃길인데 벚꽃나무 벤 사례, 공공디자인에 무지한 것"
 
 '한국의 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공공디자인포럼' 창립 심포지엄에서 박진배 뉴욕 FIT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한국의 공공디자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공공디자인포럼' 창립 심포지엄에서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이어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용감한 피해의식 : 도시디자인에 드러난 업역 간 장벽과 몰이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좋은 디자인의 가치는 간단명료하다. 멋진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고 기존의 질서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며 새로운 질서는 인간이 가공하고 부여하는 질서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좋은 공공구조물의 가치는 우아함이며, 좋은 공공구조물은 사회적 질서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는 배경이다"고 말했다. 또 "좋은 공공구조물 디자이너는 전문가보다 총괄기획자로서 창의력,사회적 책임의식, 종합적 역량이나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미영 한림대 교수는 "공공디자인은 단순한 물리적 디자인을 넘어선 삶과 사회문화적 측면이 반영되어야 하고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는 차별성을 가져야 하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투명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이연숙 명예특임교수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고 공동체 모두를 위한 공공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또 창조적이며 경제적이고 국토 균형과 초고령 장수사회를 반영하는 공공디자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영록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방의 한 유명한 벚꽃길에서, 지자체가 나서서 벚꽃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것은 공공디자인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또 청년 미래세대의 젊은 취향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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