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난투극' 벌어졌다…유로에서 대망신, 튀르키예vs조지아 팬들 충돌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회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난투극이 벌어졌다. 튀르키예와 조지아 팬들이 충돌하면서 두 국가 모두 대망신을 당했다.
튀르키예는 19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세 골을 폭발시키며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한 튀르키예는 F조 1위가 됐다. 체코를 상대로 극적 역전승을 거둔 포르투갈을 득실차에서 넘어 조 선두가 된 것이다. 튀르키예의 득실차는 2점, 포르투갈은 1점이다.
1차전부터 총력전을 벌인 튀르키예는 메르트 뮐뒤르의 선제골로 앞서가더니, 동점골을 내준 뒤 레알 마드리드 소속 19세 신성 아르다 귈러가 터트린 원더골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후반전 추가시간 케렘 아크튀르콜루의 득점으로 쐐기를 박으며 완벽한 경기 끝에 승리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 튀르키예와 조지아 팬들이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쏟아지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양 국가의 팬들은 경기장 밖에서부터 열띤 응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경기장 안에서도 응원전을 주고받던 팬들이 충돌하면서 난투극으로 번졌다.
튀르키예와 조지아 팬들 사이에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팬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추태를 보이면서 두 국가는 대회 첫 경기서부터 망신을 당했다.
영국 '미러'는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팬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기장 지붕에서 비가 쏟아져 일부 팬들이 경기장 모퉁이 근처 좌석에 위치했다. 악천후로 인해 경기장 내부는 혼란에 빠졌고, 튀르키예와 조지아 팬들이 충돌했다"라면서 총 80여명의 팬들이 난투극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더 선'도 "튀르키예와 조지아의 유로2024 경기에 앞서 관중석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지붕에서 물이 쏟아져 혼란이 벌어졌다. 팬들간의 싸움이 계속되면서 양 측은 물건까지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이 투입돼 상황을 통제했다. 경기가 제 시간에 열리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라고 했다.
팬들의 난투극에도 경기는 제 시간에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4-2-3-1 전형을 꺼냈다. 메르트 귀노트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페르디 카디올루, 압둘케림 바르닥치, 사메트 아카이딘, 뮐뒤르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칸 아이한과 하칸 찰하노글루가 허리를 받쳤다. 케난 일디즈, 오르쿤 쾨크취, 귈러가 2선에서 최전방의 바르쉬 알페르 일마즈를 지원사격했다.
조지아는 3-5-2 전형으로 나섰다. 기오르기 마마르다시빌리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라샤 드발리, 구람 카시아, 솔로몬 크비르크벨리아가 수비를 맡았다. 기오르기 코호라시빌리, 안조르 메크바비시빌리, 기오르기 하크베타제가 중원을 책임졌고 오타르 카카바제와 기오르기 치타이시빌리가 측면에 섰다. 최전방 투톱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기오르기 미카우타제가 출전했다.
전반전 초반부터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튀르키예는 자국의 초신성 귈러와 인터밀란의 플레이 메이커 찰하노글루를 적극 활용한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10분 아이한의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이 슈팅이 골대를 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조지아도 금세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메크바비시빌리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향했지만 귀노트가 막았다. 조금 더 앞서는 쪽은 튀르키예였다. 튀르키예는 전반 14분 일디즈의 슈팅과 전반 21분 찰하노글루의 슈팅으로 선제골을 노렸지만 두 번의 기회 모두 무위에 그쳤다.
튀르키예에 리드를 안긴 건 뮐뒤르의 원더골이었다. 전반 25분 카디올루의 크로스를 조지아 수비가 헤더로 걷어냈는데, 이를 박스 바깥에 있던 뮐뒤르가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게 튀르키예 골문 상단 구석에 꽂혔다.
튀르키예는 기세를 몰아 전반 26분 일디즈가 추가골을 뽑아냈으나 오프사이드로 인해 취소됐다. 두 번이나 골망이 흔들린 조지아는 전반 30분 치타이시빌리의 슈팅으로 맞섰지만 귀노트의 선방에 막혔다.
조지아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전반 32분 공격수 미카우타제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코호라시빌리가 오른쪽에서 돌파에 성공한 뒤 문전으로 내준 공을 미카우타제가 방향만 돌려놓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해 튀르키예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은 조지아 역사상 유로 본선 첫 득점이었다.
미카우타제는 득점 후 전반 36분에도 날카로운 슈팅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튀르키예는 카디올루의 슈팅으로 맞섰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을 1-1로 마쳤다.
후반전 포문도 튀르키예가 열었다. 후반 1분 선제골의 주인공 뮐뒤르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막혔다. 후반 12분 찰하노글루의 슈팅도 득점과 거리가 멀었다. 조지아는 후반 17분 크바라츠헬리아의 슈팅으로 반격했지만 이 슈팅은 빗나갔다.
튀르키예가 다시 한번 원더골로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 20분 오른편에서 공을 잡은 귈러가 드리블을 치며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골문 반대편 구석을 노리는 예리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귈러의 슈팅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조지아는 실점 후 교체카드로 변화를 줬다. 하크베타제와 치타이시빌리가 빠지고 루카 로호시빌리와 주리코 다비타시빌리가 들어왔다. 공격수 다비타시빌리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튀르키예는 반대로 아이한과 귈러를 메리흐 데미랄, 유수프 야지치와 교체해 안정감을 더했다.
경기 막바지 튀르키예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조지아가 골키퍼까지 가담한 코너킥 상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곧바로 튀르키예의 역습이 시작됐다. 공을 낚아챈 아크튀르콜루가 공을 몰고 먼 거리를 질주하다 빈 골문에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쐐기골을 기록했다.
빗속에서 펼쳐진 튀르키예와 조지아의 혈투는 튀르키예의 3-1 승리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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